현대는 1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뉴국민은행배 2002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종횡무진 코트를 누빈 김영옥(35점.3점슛 4개)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생명을 101대96으로 이겼다.
이로써 5전3선승제의 승부에서 1패 뒤 2연승을 거둔 현대는 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차전을 잡으면 프로 출범 이후 4차례나 준우승에 머문 한을 풀며 첫 우승컵을 안게 된다.
챔피언 결정전 사상 처음으로 2차 연장전까지 간 이날 경기에서 현대는 22점 차까지 앞서다가 정규시간 막판 역전을 당하는 등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그리고 벼랑 끝에 몰렸던 팀을 50분간의 접전에서 승리자로 만든 것은 김영옥이었다.
양팀 선수들 중 유일하게 한 번도 교체되지 않고 코트를 누비는 투혼을 발휘한 김영옥은 두 번째 연장전에서 7점을 넣는 등 양팀 최다인 35점을 집어넣었다.
특히 2차 연장 종료 2분52초 전 김영옥이 넣은 3점슛은 팀에 93대87의 여유있는 리드를 안기며 끈질기게 따라붙던 삼성생명을 쓰러뜨린 결정타였다.
3쿼터 중반까지만 해도 승부는 완전히 현대에 기운 듯했다.
김영옥과 샌포드(28점.21리바운드)의 콤비 플레이와 어김없이 터지는 강지숙(17점)의 미들슛을 앞세워 전반을 39대29로 앞선 현대는 3쿼터 들어 상대의 범실을 틈타 점수차를 더욱 벌려 64대49, 15점 차까지 앞서 나갔다.
누가 봐도 현대의 승리가 분명한 분위기였지만 삼성생명의 반격은 매서웠다.
4쿼터 들어 삼성생명은 방심한 현대의 범실을 속공으로 차곡차곡 연결시키고 이미선(23점), 김계령(20점), 박정은(20점)이 크게 활약, 종료 1분 전 77대77로 믿겨지지 않는 동점을 이뤘다.
삼성생명은 종료 11초 전 김계령이 천금 같은 골밑슛을 넣어 경기 시작 후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경기를 마무리하는 듯했지만 종료 2.6초 전 현대 강지숙에게 자유투를 허용, 양팀은 연장전으로 들어갔다.
1차 연장전에서도 84대86으로 뒤진 종료 4초 전 정윤숙의 골밑슛으로 승부를 2번째 연장으로 몰고간 현대는 김영옥이 시작하자마자 번개같은 레이업슛을 성공시킨 데 이어 3점슛을 터뜨려 기나긴 격돌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생명은 공수의 핵이던 김계령이 정규시간 막판 5반칙으로 퇴장당한 것이 뼈아팠다.
김영옥은 “말할 수 없이 힘들었지만 내가 정신을 놓으면 팀이 바로 무너진다는 생각에 마지막까지 정신력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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