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세대와 리더십의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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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현대사에는 세대를 지칭하는 몇몇 용어가 있다. 전후세대를 시작으로 4·19세대, 6·3세대, 유신세대, 386세대 등이 뒤를 있는다. 이중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쳤던 세대는 386세대라 할 수 있다.

386세대는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1990년대에 30대였던 세대를 가리키던 용어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들은 속속 40대에 접어들었다. 현재 우리 사회의 40대는 1961년생부터 1970년생까지다. 386세대가 이제는 40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느덧 386세대가 486세대로 통칭되면서 우리 사회의 중년세대를 이루고 있다.

486세대는 배고팠던 1960년대에 성장기를 보내고 시커먼 교복에 갇혀 숨막혔던 1970년대를 통과한 뒤 1980년대 꿈에 그리던 대학을 다녔다. 대학생활 내내 최루탄에 맞서 화염병을 던지며 신군부에 저항하는 등 민주화운동에 청춘을 불살랐고, 1987년 6월항쟁을 이끌어 냈다.

이에 따라 486세대는 다른 세대와 비교해 ‘이념적이고 파괴적이었으며 진보적이었다’는 시각이 많다. 어떤 이는 “비판의식과 현실 참여에 대한 열의,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성향이야말로 그들의 전매특허”라고 말하기도 한다.

486세대는 DJ시절부터 정치권에 입성해 2002년 대선을 계기로 크게 주목받았다. 그해 12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은 6월항쟁을 이끈 486세대를 일약 시대의 주역으로 발돋음시켰다. 그리고 17대 총선에서 대거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으나 2007년 대선과 18대 총선에서는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적지 않은 486세대들이 광역시장과 도백에 당선되면서 486세대가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1961년생), 송영길 인천시장(1963년생), 안희정 충남지사(1965년생), 이광재 강원지사(1965년생) 등 486세대 대표주자들이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에 진출해 행정경험을 쌓으며 차세대 리더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주요 정당 당직에 40대가 포진하는 추세다.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1964년생),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1963년생) 등이 차세대 리더 그룹에 가세했으며, 야권에서는 민주당 이인영 전 의원(1964년생)과 최재성 의원(1965년생)이 당권에 도전하고 있다. 물론 국민에게 아직 이렇다 할 ‘486정치’를 선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도 노쇠한 리더보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등 40대 젊은 리더십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국내·외 움직임과는 달리 제주 정치권은 아직까지 486세대가 그리 부각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6·2도지사선거서 패기의 486인사들은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등 지방권력 기반을 위협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제주도의회의원 선거에서 전체 의원 41명 가운데 43.9%인 18명이 진입하고 사상 최초로 40대 젊은 의장이 탄생한 점 등을 들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관측도 있다.

분열과 갈등을 털고 제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제주 486’들의 노력과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486세대들이 시대정신을 반영하며 도민들의 궁금증에 대해 행동으로 답한다면 제주의 앞날은 희망적일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곳곳에서 정상에 도달하거나 도전하고 있는 제주 575세대(1950년대 출생, 1970년대 학번, 50대 나이)들도 분발할 것으로 보여 차기 제주의 리더십은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다.<고경업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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