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IPCC 총회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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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승 APEC기후센터 소장>


오는 10월 11일부터 4일 동안 부산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IPCC)’ 총회가 개최된다. IPCC는 1988년 설립된 유엔 산하 기구로 전 세계의 과학·경제·정책수립 전문가들이 모여 기후변화의 추세와 원인에 관한 과학적인 근거를 제공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적·경제적·사회적 영향을 분석하는 한편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기구이다. IPCC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4차에 걸쳐 보고서를 발행하면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제회의와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 수립 과정에서 중요한 과학적인 기초 자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였으며 그 공로로 2007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다. 이번에 부산에서 개최되는 IPCC 총회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가 전 세계적으로 빈번히 발생하면서 모든 국가들이 기상재해의 원인 규명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과학적인 방안을 IPCC에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4월까지 전례 없는 저온 현상이 지속되어 양식업과 과수 농가가 큰 피해를 보았으며, 추석 연휴 기간에는 전례 없는 물폭탄으로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 일대가 물바다로 변하였고, 곳곳이 침수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는 전 세계에서 심각하다. 유럽, 러시아, 일본 등지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였고 파키스탄에서는 홍수로 약 1500여 명이 일시에 사망하였다. 중국 간쑤 성(甘肅省)에서도 폭우로 인해 약 130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었다.

둘째, IPCC 총회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가 간의 성공적 협의를 위한 돌파구를 제시하여야 한다. IPCC가 지구온난화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1990년 이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지구온난화 가스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왔다. 1997년 기후변화 총회에서는 선진국들이 2012년까지 1990년 기준으로 온실가스의 배출을 평균 5.2% 줄이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지난해에 개최된 덴마크회의에서는 2012년 이후의 온실가스 배출감소 목표를 합의하는 데 실패하였을 뿐만 아니라 올해 말 멕시코에서 개최되는 기후변화 총회에서의 합의 가능성도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지구온난화에 관한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한 IPCC는 멕시코 회의가 성공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는 총회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IPCC는 지금까지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인 구명에 크게 기여하였으나 최근 검증되지 않은 자료를 출간함으로써 신뢰성이 크게 하락하였다. 예를 들면 IPCC가 과학적인 검증 절차를 생략하고 ‘2035년까지 히말라야 빙하가 소멸될 것’이라는 과장된 내용을 보고서에 포함시키는 실수를 범한 것이다. 따라서 금번 IPCC 총회에서는 비대해진 IPCC 조직 전반에 대한 개편과 함께 연구 결과에 대한 검증을 위한 보다 엄격한 기준의 적용 등에 관한 원칙을 수립함으로써 IPCC의 신뢰성 회복을 위한 조치들을 마련해야 한다.

IPCC 총회가 우리나라의 부산에서 개최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성공적인 IPCC 총회를 통하여 단기적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인류의 기후 재난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온실가스의 감축을 위한 국가 간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현재 추진 중인 환경보전과 경제성장의 조화를 위한 녹색성장 모델을 전 세계에 파급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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