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들 즐기던 달맞이 우리도 한번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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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를 지낸다, 고향 친구들을 만난다, 시끌벅적한 추석 연휴.
연휴기간 추석의 진정한 의미를 잊은 채 흥청망청 시간을 보내는 게 다반사다.

올 추석엔 명절의 의미도 생각하고, 어릴 적 추억도 새록새록 솟는 고향의 달맞이를 해보면 어떨까.
가족 간, 혹은 마음 맞는 친구끼리 고향 주변의 오름이나 바닷가를 찾아 ‘1일 달맞이 산책’을 떠나보자.

예부터 추석 달보기 혹은 달 구경은 제주선인들의 풍습이었다.
선선한 가을밤 은빛으로 출렁이는 보름달을 보면서 친구 간 정담도 나누고, 옛 사랑과의 추억도 떠올리며 깔깔 댔었다.


중문마을의 경우 속칭 ‘베닛내 오름’ 북동쪽 기슭에 ‘노는 산’이란 곳이 있는데, 대포에 사는 거주 원씨의 조상묘가 있는 산소였다.

규모가 커 매년 추석날 저녁엔 각 가정에서 차례를 지낸 후 처녀총각들이 이곳에 모여, 여자들은 강강수월래를 하고 남자들은 무릎싸움(닭싸움)을 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다가 새벽닭이 울면 아쉬운 마음으로 동네별로 짝을 지어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고 한다.

멀리 떨어져 있다가 추석 때 고향을 찾아온 젊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선 추석날 저녁에 ‘노는 산’으로 가면 틀림없이 만나 재회의 기쁨을 나눴기 때문에, 예부터 ‘달놀이 동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추석 달맞이 장소로 대표적인 곳이 우선 고산 수월봉. 고산 평야를 지나 차귀도 해안을 돌아서 오른 수월봉에서 낙조와 함께 보는 달빛은 그윽하기 그지없다.

자동차만 있으면 쉽게 오를 수 있고, 수월봉 정상에서 보는 주변 경치도 매우 좋다.

제주시 사라봉도 접근성면에서 권할 만한 달구경 장소다. 야간 산책을 겸해 가족과 함께 팔각정에 오르면 제주시내 전경을 볼 수 있다.

제주시내 전체 야경을 보기엔 섬문화축제장 일대를 빼놓을 수 없다. 날씨가 괜찮으면 산의 맑은 공기, 별빛처럼 옹기종기 모여 앉은 시내 풍경, 은은한 달빛까지 1일 달빛 산책 코스로 제격이다.

오름 길에 밝다면 야간 오름 오르기도 도전할 만하다.

집 주변 오름이나, 평소에 가고 싶은 오름을 골라 달빛 정기를 받으며 정담을 나눈다면 올 추석 풍경이 한결 풍성해질 것이다. 오름 아래 있는 무덤, 무덤을 두르고 있는 산담, 너울너울 피어 있는 억새 꽃을 마주보면서 부모들의 추석과 조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면, 아이들에게 유익한 추석 추억거리를 남겨줄 수 있다.

오름에 가지 못한다면 시내 해안도로에서 달맞이하는 것도 괜찮다.
달빛에 반짝이는 바다 풍경, 파도소리,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바다에서 보는 달빛은 색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출렁이는 바닷물 소리와 달빛 선율, 도란도란 나누는 정담은 그것만으로도 추억거리가 된다.

강남규 제주문화관광개발원장은 “추석의 의미도 생각하고, 가족 간 화목도 다질 수 있는 가족여행으로 달구경을 권할 만하다”며 “사전에 가고 싶은 곳에 대한 정보를 알고 간다면 더욱 유익한 가족 나들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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