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독해 문제지 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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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제주시내 모 여자고등학교 교사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았다.

영어를 담당한다는 그 교사는 영어캠프에 참가한 여고생 2명의 소감문을 첨부했다. 여고생들은 지난 1월 5일부터 2월 7일까지 제주도 후원으로 제주대 외국어교육관이 주최한 제1회 전도 중.고등학생 영어캠프에 참가했다 한다.

이 영어캠프는 제주국제자유도시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이 외국 연수를 받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영어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2003년 제주대 외국어교육관이 서울대 언어교육원과 공동으로 마련한 서울대생과 제주대생을 위한 연합 영어캠프가 성공을 거둔 데 따라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캠프참가 학생들의 결론은 “외국인에게 말을 거는 두려움을 없앨 수 있었다”였다.

2주간에 걸쳐 오로지 잠자는 시간만 빼고 영어로만 말하고 듣는 과정을 통해 어렵고 힘든 하루하루가 희열로 변해갔다는 것이다.

일례로 삼성여고 3학년 학생은 영어캠프에 참가하면서 별도 공부할 영어독해 문제지도 잔뜩 가지고 갔다고 했다.

캠프 참가 전까지만 하여도 수능시험이 가장 큰 문제라고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적응할 수 없어 마음속으로 외쳐댔다 한다.

“나에게 문법을 가르쳐 주세요” 그리고 “우리 독해문제 풀어요”라고.

결국 이 학생은 “도전만 한다면 모든 길이 눈앞에 열릴 것이다”라며 소감의 끝을 맺었다.

▲그 영어캠프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올 여름철에도 열리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오는 26일까지 계속되는 캠프에는 중학교 42개교, 고등학교 30개교 등 도내 전 중.고교에서 학교장 추천 1명씩 모두 72명이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제주대 외국어교육관 원어민 강사 5명과 같이 지내면서 정규수업 외에 주제별 수업, 게임, 놀이, 야외학습활동에 이르기까지 해외어학연수와 같은 효과를 얻게 된다고 한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캠프 수칙이다.

물론 MP3 플레이어나 휴대전화 사용 금지가 여기서 빠질 리 없다.

수칙 위반 경우엔 벌점이 부여되며 10점 이상이면 퇴소처분을 당한다고 돼 있다.

의식이 분명한 제주의 청소년들이기에 퇴소자는 아마 한 명도 없을 것 같다.

다음 캠프부터는 학교당 최소 2명 이상으로 참가 대상이 확대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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