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있는 탈무드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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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호 세화교 교장/시인>

2006년 7월 1일 제주특별자치도의 출범은 제주형자율학교를 그 고유적 교육과정으로써 운영해왔다. 또한, ‘공립 제주 국제학교’가 지난달 30일 서귀포시 대정읍 부지에 485억원을 투입하는 프로젝트로 기공되었다. 이들이 특별자치도의 성패를 가름하는 큰 관건임을 연역(演繹)해 보고자 한다.

현재 세계의 경제권의 실세는 유대인들이 쥐고 있으며, 국제 외교적 파워를 지니고 국제연합을 조종하는 민족 또한 유대인들이다. 단일 민족으로서 노벨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민족 역시 유대인이며, 2차 세계대전 중 가장 많은 양민 학살을 당했으면서도 버티어 나가는 민족이기도 하다.

유대인의 유명한 세 사람의 랍비 중에서 ‘요하난 벤 자카이’라는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 AD 70년 로마 군단이 유대인 사원을 파괴하고, 유대인을 절멸(絶滅)시키려 할 때, 랍비 요하난은 극적으로 로마 사령관을 만나 이러한 요청을 하였다. “집에서라도 좋습니다. 열 명의 랍비가 들어 갈 수 있는 학교 하나만은 파괴하지 말아 주십시오.” 사령관은 대단한 부탁이 아니라고 생각하고는 쉽게 승낙하였다. 그때 작은 학교에 남았던 학자들이 유대의 지식, 유대의 전통을 지켜나갔다. 지금에 닿은 유대의 역사의 바탕은 그 때의 랍비와 학교이다.

제주특별자치도로 출범할 때, 그 지향은 ‘2020 홍콩-싱가포르-제주 등위(equivalence)’였다. 그곳에 닿기 위한 여러 방법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영어 교육일 것이다. ‘영어 교육 문제만 잘 해결해도 교육 대통령이 된다’(2007. 2. 중앙지 D일보 사설). ‘영어 교육에 성공하지 못하면 2020 홍콩-싱가포르-제주 등위는 한여름 밤의 꿈이다’(2007. 3. 중앙지 J일보 칼럼). 또한,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벤치마킹 했었던 싱가포르의 총리 리콴유(李光耀)는 그의 자서전에서 싱가포르의 성패의 중요한 열쇠는 ‘다수의 언어에서 하나의 국어(영어) 정책에 있었다’라고 밝히고 있다.

평생을 영어 교육에 바쳐온 논자는 저절로 이런 말이 나오기도 한다. 영어 교사는 팔자가 사나운 사람이다.

왜냐하면, 가르치려고 평생을 두고 습득하여도 모자라니까. 또한, 이런 질문도 수없이 받아왔었다. 어떻게 하면 영어를 배울 수 있습니까? 영어는 배우는 것이 아닌데. 익혀서 습득하여야 하는 것인데. 한마디로, 몰입(Immersion)되어야 한다. 어느 정도 몰입 되어야 하는가. 습득하고자 하는 언어(Target Language)에 대한 언어적 사고의 비율을 최소한 51% 이상이 되어야 외국어로서 습득이 되어 간다. 이런 방법론을 반영하려고 애쓰는 것이 소위 ‘몰입 교육(Immersion Class)’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말을 모국어로 바탕을 지니고 있으면서, 영어 교과뿐만 아니라 모든 교과에 영어로 진행하는 이 몰입 교육,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패러독스이나, 외국어 습득은 이래야 한다. 이 교육정책의 학교들이 있는가?

제주특별자치도가 알차게 영글어 갈 것인가, 아닌가. ‘말로는 그럴 듯하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Plausible)’상태로 환원 되어버리지는 않을 것인가.

적어도, 지금껏 추진되어오고 있는 제주형자율학교에 대한 지원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제주형자율학교의 고유적 교육과정의 결실을 보기에는 4년은 실제로 너무 짧지 않은가.

또한 이제, ‘공립 제주 국제학교’를 짓고 있다. 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제주교육이 영어교육으로써 맡게 될 것이며,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밭갈이하고 씨를 뿌리고 있는 ‘탈무드의 그 학교’가 바로 이 학교들이라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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