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해마다 1만5000명 이상 이 자살한다고 한다. 매일 42.2명이 자살하고 있으며, 이를 달리 계산하면 34분 당 한명이 자살한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75세 이상 노인들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에서 1위이다. 그것도 10만명 당 109.6명으로, 2위인 헝가리 60.4명, 3위인 스위스 47.8명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있다.
그럼 왜 이렇게 노인들이 자살을 많이 하는가? 이들은 한국전쟁 이후 1950~1960년대의 가난 속에서 자녀교육에 매진해 1970년 이후의 경제개발을 이루는데 땀 흘렸건만 경제적 성공을 이룬 지금 돌아오는 것은 냉대와 무관심이다.
노인들은 배우자의 죽음, 직업 및 사회적 지위 상실, 건강의 악화 등으로 정신·신체적으로 매우 취약하다. 특히 독거노인이나 무의탁 노인들은 사회와의 연결이 끊어지는 고독감과 상실감에 시달려야 한다. 자녀가 있어도 부모를 방치하는 경우에는 더 심각하다. 호적상으로는 부양자가 있기 때문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이중의 고통까지 겪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더 치밀하게 자살을 준비하면서 젊은이들의 자살기도에 비해 사망할 확률이 3~5배 높다. 흔히들 목을 매거나 시골에서는 농약이나 제초제를 마시는데 제초제는 치명률이 높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이러한 노인층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노인들이 그나마 모여서 시간을 보내고 외로움을 달래는 경로당 겨울 난방비가 전액 삭감된다는 듣기만 해도 추운 소식이 들린다. 이 난방비는 5만6480개 경로당에 매월 30만원씩 3개월간 90만원의 난방비를 지원할 예산인데 이 천금같이 귀한 411억원이 내년 예산에서 전액 삭감되는 안으로 제출됐다는 것이다.
친서민정책을 편다고 표방하는 현 정부가 이런 예산안을 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내년도 국가 총예산 규모는 약 309조6000억원이다. 그런데 내년 4대강 사업은 중앙정부 예산으로 3조3000억원, 수자원공사 예산으로 3조 8000억원으로 총 7조1000억원의 예산에 잡혀 있다. 7조원은 전체 예산에 비하면 작은 액수인 것 같지만 정부 예산의 많은 부분은 기본적으로 줄이고 말 것이 없는 비용들이다. 따라서 한해 7조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 노력이 하필 복지예산이었고, 그것도 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예산들이라니….
또한 정부가 빈곤층의 쌀을 지원하는 양곡할인 예산도 올해 1108억원에서 111억원을 삭감하여 997억원을 편성해 25만포의 공급이 끊길 위기에 놓여 있다. 양곡할인은 기초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게 50% 가격으로 쌀을 공급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고, 중산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전락하는 서민들의 신음소리가 높아지는데 이들을 위한 정부의 지원조차 적어진다면 아무리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세계 13위라는 것이 이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으며, 1인당 GDP가 2만불을 넘었다는 것이 저들만의 잔치로 느껴질 때 자신에게 무슨 혜택으로 느껴지겠는가.
임진왜란이 벌어졌을 때 임금과 벼슬아치들이 떠난 한양에서 경복궁이 불타고 무법천지가 되었을 때 나라에 불을 지른 사람은 일본군이 아니라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 나라 백성들이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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