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2년 전, 당시 인사 청문회를 앞둔 총리서리 지명자가 아들 딸을 서울 강남학군으로 위장 전입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사회 각계로부터 총리 서리직을 사퇴하라는 비난이 쏟아졌음은 물론이다.
이 때 그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로 이해해 달라’고 답변했다.
그의 답변은 오히려 사회적 공분을 자초하고 말았다.
실제 맹모는 아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세 번씩이나 이사를 했다.
그러나 총리서리 부부는 한 번도 이사를 가지 않은 채 여러 차례 주소만 옮겼다.
‘맹모삼천’에 ‘위장전입’을 같다 붙이는 자체부터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지하에 있는 맹자나 맹모가 깜짝 놀랐을 것이다.
일부 사회지도층이 갖고 있는 자녀교육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드러나는 순간들이었다.
*두 번째는 지난해 부산지역 모 대학교수가 낸 교육대학 편입시험에서 비롯된다.
그는 논술주제로 ‘맹모삼천지교의 의의’를 수험생에게 물었다.
‘맹자의 어머니는 신사임당이다’,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교육을 위해 삼천 번이나 이사했다’, ‘맹모는 맹자의 외할머니를 가리킨다’ 는 등 어이없는 답변이 적지 않았다 한다.
수험생들은 명색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중등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에비교사들이었다.
비록 소수에 불과하다지만, 에비교사들 수준이라 하기엔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그는 ‘맹자의 어머니가 땅을 칠 일’이라며 우리사회에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혹, 제주에서도 이 같은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고 어느 누군들 장담할 수 있을까.
*바로 최근엔 우리 이웃의 맹모들이 가을의 고민에 빠져있다 한다.
주로 초등 6학년 또는 중3년 자녀를 둔 주부들이 그 주인공이다.
내신위주의 2008년 새 대입제도 발표가 이들을 가만 놔둘 리 없다.
소위 ‘좋은 학교’를 찾아 이사를 갈까 말까로 막바지 정보전이 한창이다.
서울의 경우 9월30일까지 이사를 끝내야 그 지역의 중. 고교로 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맹모는 이런저런 얘기를 들으면 무어라 말할까.
분명 돈 있는 사람들이 다투어 가려는 곳으로 집을 옮긴 것이 아니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현대판 맹모들은 ‘엄마의 열정이 아이의 실력’이라며 오늘도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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