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十匙一飯)의 정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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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비록 삶이 고단하더라도 한가위 명절을 앞두면 그동안의 고단하고 괴로움이 사라지고 마음만은 넉넉해지곤 한다.

추석 명절을 맞는 시기가 오곡백과가 풍성히 영글어 가고 계절적으로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선선한 날씨 탓으로 여유가 생기기 때문인 듯 싶다.

그래서 추석 명절을 맞게되면 보름달 처럼 넉넉함이 계속 이어지도록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만큼만 하여라'는 덕담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추석 명절을 앞둔 제주지역은 예전의 명절 분위기를 찾아볼 수가 없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도 경기침체지만 예기치 않았던 집중호우가 제주지역을 강타해 많은 주민들이 비 피해를 입은 탓인 듯 싶다.

사실 제주지역의 경우 집중호우가 내렸다고 해서 그렇게 피해를 입거나 하지는 않아 왔으나 각종 개발로 인해 물 흐름이 바뀌고 환경이 변화돼 요즘에는 비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제주 동부지역의 경우는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에는 계속적으로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주민들은 피해가 발생한 지 10여일이 지났지만 이렇다할 피해복구가 이뤄지지 않아 상심만 하고 있다고 한다.

비에 휩쓸린 농경지에는 심어놓은 농작물은 온데 간데 없고 앙상한 돌덩이만 드러내 놓고 있어 농부들은 그저 망연자실 한 채 가슴만 미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됐음에도 정부의 처사는 또한번 피해주민에게 눈물을 흘리도록 하고 있다.

집중호우로 가옥 549채가 물에 잠기고 농경지 190.3ha가 물에 잠겼으며 농경지 5251ha가 침수되는 등 716건에 88억9500만원의 피해가 나면서 6331가구에 1만8413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자 제주도는 호우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정치권에서도 호우 피해지역을 방문해 이재민들을 위로하면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해 그나마 시름에 잠겨 있는 주민들이 한가닥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농림부와 소방방재청 등 관련 부처에서는 피해 현장을 방문하고 나서도 특별재난지역은 엄격한 기준에 맞아야 지정할 수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혀 피해를 당한 주민들을 실망감만을 더 해주고 있다.

자신의 생명처럼 아끼는 생활터전을 잃어버린 주민을 다시 희망을 갖고 생업에 종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재난이 발생한 당해 시.도의 행정능력이나 재정능력으로는 재난의 수습이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재난과 산업경제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재난은 특별재난의 범위에 속해 특별 재난지역의 선포를 건의할 수 있도록 한 재난관리법 규정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정부에서는 당연히 지원을 해야 하는 것이 의무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원과 함께 피해를 당해 실의에 빠져 있는 이웃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우리 스스로도 나서야 한다.

때마침 도민사회에서는 불의의 재난으로 생활의 보금자리를 잃어 버리고 깊은 실의에 빠져 있는 수재민들을 돕기 위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피해를 당한 주민들은 물론 행정기관은 물론 각계각층에서 협력해 피해복구와 구호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아픔은 나눌수록 적어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배가된다는 말처럼 우리는 이웃이 어려움을 당할 때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정성어린 성금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

열사람이 밥을 한술씩만 보태도 한사람이 먹을 밥이 된다는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정신으로 이웃의 어려움을 헤아리는 정성어린 손길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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