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한글창제 558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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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창제 558돌을 맞는 우리는 부끄럽고 씁쓸하다.

선조들이 만들어 준 우수하고 위대한 한글을 아름답게 가꾸고 다듬기 보다는 훼손이 더 심하다.

세계가 한글의 위대성에 놀라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이를 온전히 지켜나갈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언어학자들은 그동안 한글이 가장 배우기 쉽고 과학적이어서 세계 문자중 으뜸이라고 말해왔다.

그 한글이 이제 정보통신(IT) 시대를 맞아 다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24개 자음과 모음만으로 컴퓨터 자판에서 모든 문자입력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는 한글은 다른 나라들이 도저히 따라 올 수 없는 최대의 경쟁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무분별한 외래어 남용은 이제 지적하기가 오히려 민망할 지경이 됐다.

우리 한글로 적어 놓았으되 우리말이 아닌 외래어를 흉내 낸 듯한 국적불명의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영어나 프랑스어를 우리말과 조합해 이상한 말을 만들어 놓는다든지, 우리말과 일본어를 혼용하는 기괴한 말도 일상으로 쓰인다.

더욱 큰 문제는 인터넷 통신언어인 이른바 ‘외계어’다.

분명 우리말이로되 우리가 알 수 없는 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이런 ‘외계어’의 해독능력에 따라 단번에 상대방을 알아챈다고 하니 이제는 한글은 놔두고 이 생경한 언어를 다시 배워야할 판이다.

물론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일부 축약어의 경우는 앞으로 학계에서 관심을 갖고 우리말로 자리 잡도록 검토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 뜻도 없이 사용되고 있는 언어 파괴적 문자들이 지금처럼 계속 번져 나간다면 우리 한글의 아름다움이 송두리째 무너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나라 밖에서는 한글의 위상이 높아가는 때, 왜 우리는 우리글을 아끼지 못하는가.

가정과 학교는 더 늦기 전에 청소년들 사이에 번지는 ‘외계어’가 일상어로 자리 잡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민족이 우리 민족에게 하는 가장 원초적인 것은 우리말 우리글인 한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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