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1박2일 폭력대치 뒷이야기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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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부터 1박2일간 진행됐던 국회의 폭력 대치가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로 끝나면서 당시 본회의장 안팎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9일 여야 의원들의 입을 통해 뒤늦게 알려지고 있다.

여야가 국회의장석 쟁탈을 놓고 극렬한 몸싸움을 벌였던 8일 국회 본회의 개회 직전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자신을 `태광그룹 로비의 몸통'이라고 지목한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에게 달려들었다고 이 장면을 목격한 여러 의원들이 전했다.

박 원내대표가 "내가 태광 몸통이냐"고 연거푸 따져 물으면서 쫓아오자 진 의원은 대응하지 않고 피했다는 것.

또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자당 보좌진들이 본회의장 중앙홀에서 한나라당 보좌진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본회의장 로비로 밀려오자 "여기는 의원 외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 원칙의 문제다. 나가달라"고 말해 보좌진들로부터 "우리가 누굴 위해 싸우는 것이냐"며 빈축을 샀다는 후문이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과 충돌했던 한나라당의 김성회 의원은 민주당 내 강경파에게도 두려움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의장석 사수를 위해 의장석 주변에 있던 민주당 의 한 강성 의원은 `괴력의 소유자'로 알려진 김 의원이 다가오자 "어, 김성회네"라고 말하며 슬그머니 의장석 밑으로 내려왔다고 한다.

김성회 의원과의 주먹다짐으로 다쳐 피를 흘리던 강 의원을 다독이며 진정시켜준 사람은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강 의원을 뒤에서 끌어안으면서 "기정아, 참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대학교는 다르지만 같은 운동권 출신이다.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과 드잡이를 하다 실신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를 본회의장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도운 것도 한나라당의 한 남성 의원이라고 한다. 야당 의원들이 몸싸움에 몰입한 나머지 이 대표가 의장석 부근에 홀로 위험하게 쓰러져 있는 것을 이 의원이 먼저 발견했다는 것이다.

본회의장 안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작전'을 벌이는 모습도 관측됐다. 단상 위와 아래에 있던 의원들이 `수신호'로 본회의 개회시간이 오후 4시임을 알리는 모습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포착된 것이다. 실제 4시가 되자 김무성 원내대표의 지휘 아래 한나라당 남성 의원들은 상의를 벗고 위원장석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한나라당 김소남 이두아 의원 등은 보좌진으로부터 물건을 건네받기 위해 본회의장 우측 출입구로 나가려고 했으나 이곳을 지키고 있던 민주당 보좌진들로부터 "의원님, 한나라당이 확보한 곳을 이용하시죠"라며 제지당하기도 했다.

특히 한나라당의 한 비례대표 초선 의원은 양치질을 하러 나왔다가 민주당 보좌진들에 의해 출입이 막히자 마침 현장에 있던 민주당의 한 남성 의원에게 `SOS'를 보냈지만 민주당 의원이 얼굴을 몰라 "본회의장은 `배지'만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올해도 `인간사슬' 작전을 구사하기 위해 귤 상자에 밧줄을 넣어 본회의장 안에 반입했으나 여야가 계속 뒤엉키면서 불발됐다. 국회사무처는 여야의 본회의장 대충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왜곡돼 전달될 수 있다"며 본회의장 기자석.방청석을 개방하지 않아 눈총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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