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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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주위엔 온통 ‘뒤풀이’ 일색이다.

어쩌면 하루 일과가 뒤풀이로 시작되고 뒤풀이로 끝나는 것 같다.

사전적 의미로 뒤풀이는 어떤 일이나 모임을 끝낸 뒤에 서로 모여 여흥을 즐기거나 또는 그런 일을 말한다.

그 뒤풀이가 이젠 생활의 한 부분으로 중요한 자리를 꿰찼다.

정치만 하더라도 뒤풀이는 필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온갖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선거의 경우는 보다 확연해진다.

승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정국전망이라는 이름의 뒤풀이가 이어진다.

보다 나은 내일을 기약하는 자리가 된다.

△뒤풀이는 아무래도 대학생들에게 제격이다.

그럴듯한 명분과 이유가 붙는 모임 뒤에, 빠지지 않는 ‘주신제(酒神祭)’가 바로 그 것이다.

여기엔 예전처럼 쓰디 쓴 깡소주는 더 이상 없다.

맥주가 일상화된 지금이다.

이들에겐 도취의 축제가 끝난 뒤 허망함이나 회한에 젖기도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젊음이란 역동성과 가능성에 더 자신감을 갖는다 한다.

그 자리는 상사에게 좋게 보이려고 애를 쓸 필요도, 어떤 조건도 제약도 없다.

일부 부정적 일탈(逸脫) 현상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대개는 서로 편하게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는 술자리가 된다.

△최근 제주사회에 한라산을 오르고, 오름을 찾아 떠나는 동호인들이 부쩍 많아졌다.

아파트 이웃이나 동창들끼리 등 건강다지기 산행 모임이 매우 다채롭다.

이들은 낮 시간대면 산행을 마치고 해장국 집으로 향한다.

어느 친구는 막걸리 한 대접을 곁들이면 뒷날 아침에 머리도 맑아진다고 자랑했다.

부럽기 그지없다.

필자의 경우 뒤풀이가 딱 한 잔으로 끝난 경우가 별로 없다.

배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막걸리 몇 병은 금방이다.

산을 올라 몸무게도 뺐는데 나중에 집에 와보면 몸무게는 더 늘어난다.

일주일전에는 낮부터 마신 막걸리가 저녁 소주로 이어지고 말았다.

뒤풀이가 살 빼기에도, 뒷날 맑은 정신에도 도로 아미타불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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