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과 신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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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한글날이 찾아왔다. 한글날은 한글인 훈민정음 반포를 기념함은 물론 한글의 우수성을 선양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한글날은 공유일과 기념일을 반복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국회에서는 다시 공휴일로 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글날을 공휴일로 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기념일이든 공휴일이든 한글날이 정말 의미가 있는 날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날마다 쓰는 한글을 제대로 활용하여 써야 한다. 그리고 우리말을 제대로 써야 한다.

올해도 한글날이 되자, 신문과 방송이 외래어 또는 외국어로 쓰인 안내판 등을 지적하거나 우리말에 좀더 관심을 갖자는 홍보성 기사를 게재 또는 방송하였다. 보통 때는 관심을 갖지 않다가 한글날이라도 이러한 기사를 쓰거나 방송을 하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기사를 내보내거나 방송을 내보내기에 앞서 반성을 해야 할 것들이 있다.

다음 사례들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뽑아본 것이다. 신문마다 경쟁을 하면서 지면 늘리기를 단행했다. 그때마다 면 제목을 붙여야 했는데, 종합, 사회, 문화, 기획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나오는 신문들을 보면 외래어 또는 외국어로 면 제목을 붙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는 아예 로마자로 면 제목을 채우는 신문들도 많다.

대표적인 것들을 몇 개 들어본다. Week&, Week &, Art & Movies 같은 제목은 외국인을 위한 것인지 내국인을 위한 것인지 정말 알기 어렵다. 더욱이 웨딩 & 뷰티, 골프 & 골퍼, 스포츠 & 레저 같은 것은 제대로 된 제목이라 하기 어렵다. 거기다가 Week&, Week &을 아예 위크앤이라 쓰거나 주말 매거진 위크앤, 매거진 Week& 등으로 쓴 경우도 있다.

이제 오피니언과 opinion, 스포츠와 sports 등은 거의 모든 신문이 쓰고 있다. 스포츠는 외래어로 사전에 등재되어 있지만, 오피니언은 아직 등재되어 있지 않다. 더욱이 신문마다 Cover Story, Book Review(북리뷰), Biz(비즈), New Biz(뉴비즈), Family, Money(머니), Food, Econo People, 락카페(樂 Cafe), 섹션인 섹션, 데스크 브리프 등을 남발하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열린 마당, 사람과 사람들, 책의 향기, 주말의 향기, 일과 사람들, 건강과 생활’ 등의 면 제목은 정감이 갈 수밖에 없다.

방송의 제목도 마찬가지다. ‘~의 리퀘스트, 미디어 포커스, VJ 클럽, 쇼 파워 비디오, 뉴스 투데이, 논스톱 5 스페셜, 스포츠 매거진, 모닝 와이드, 굿모닝 닥터, 네트워크 스페셜’ 등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심지어는 ‘야한 걸(girl), 모를 걸(girl)’ 따위를 당연한 듯이 쓰고 있다.

올해도 한글날은 지나갔다. 한글날을 전후해서 한글이나 우리말에 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기사나 방송을 내보내는 것도 좋지만, 보통 때 한글과 우리말을 바르게 쓰는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히 신문이나 방송 등의 매체에서 사용하거나 쓰는 말은 그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쓰거나 사용하기 전에 신중해야 한다. 이제라도 신문과 방송이 모범을 보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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