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직위
개방형 직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민선 5기 우근민 도정이 내년 초 조직 개편에 맞춰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위에 전문가를 영입하고,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방형 직위를 확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달 중순 식품과 수출, 관광, 투자유치 등 전문분야의 개방형 직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제주자치도 행정기구 설치조례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5급 이상 개방형 직위를 종전 40개에서 54개로 늘린다. 이는 5급 이상 546개 전체 직위의 1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신설한 개방형 직위는 3급 1개, 4급 8개, 5급 37개 등 모두 46개다.

민선 5기 제주도정의 이 같은 개방형 직위 확대에 대해 일부에서는 선거를 도운 인물들이 특정 직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해 개방형 직위가 도지사 측근 인사의 채용도구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물론 민선자치시대에서 인사권자인 도지사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정책을 추진해 그 결과를 심판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제주도가 밝혔듯이 전문성을 강조하고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본래의 취지에 반한다면 이는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개방형 직위제도는 신분보장과 연공서열에 의한 인사 등의 이유로 경쟁이 충분하지 않아 조직의 생산성이 낮은 공무원 조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00년에 처음 제도화됐다.

경쟁의 확대를 통해 공무원 사회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공직사회의 폐쇄성을 극복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가 주요 직위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공직사회의 경쟁을 유도하고 능력 있는 적격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게 한 점 등에서 개방형 직위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주지역에서 개방형 직위에 외부 인사를 영입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는 전문성과 상관없이 측근들을 기용했기 때문이다.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선거를 도운 인물들을 중심으로 영입이 되다보니 공무원 조직 내 선의 경쟁을 유도하기보다는 사무관 승진 인사를 막는 승진 적체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외부 전문가의 영입이 실패하는 주요 원인으로 조직의 화합을 깨는 내·외부 간의 지나친 경쟁, 외부 전문가 영입으로 발생하는 변화에 대한 기존 조직원들의 배타적인 태도, 그리고 단기성과에 대한 지나친 요구 등이 지적되고 있다.

공무원 입장에서 보면 외부 전문가의 영입은 내부 공무원이 갈 수 있는 직위의 수가 줄어드는 일이다.

이렇다보니 불필요한 경쟁을 야기하거나 기존 구성원의 사기 저하를 가져 올 수 있다.

불필요한 경쟁이나 사기 저하는 개방형 직위제도의 성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조직 자체의 생산성 저하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전문가가 개방형 직위에 영입됐을 때 조직 내·외부의 불만은 낮아질 것이고, 결국 조직의 생산성을 높여 도민들을 만족시키는 도정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 1조원 시대’와 ‘외국인 관광객 200만명 유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건 민선 5기 우근민 도정이 내년 조직개편과 함께 개방형 직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 도정의 성패 여부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년에 조직개편과 함께 이뤄질 우 도정의 개방형 직위 인사에 대해 도민들이 거는 기대가 큰 것도 이 때문이다.<김대영 정치부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