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 탓
여전한 - 탓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일이 잘못되면 먼저 남의 탓부터 하고 보는 ‘-탓’ 문화가 여전히 다수 국민들의 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다.
직장에서 자기가 하는 일이 잘못되면 우선 주변 탓부터 하고 본다.

집안의 ‘네 탓’ 문화도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잘 되면 내 탓, 못 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직장이든, 가정이든, 사회든 먼저 스스로 잘못한 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기도 전에 ‘모두 네 탓’에 급급한다.

‘-탓’은 탓으로 그치지 않고 미움과 원망으로 이어져 가정불화, 이웃간 불신, 사회불안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하루도 쉴 날이 없는 정치권의 정쟁 역시 ‘내 탓’은 없고 ‘네 탓’만 난무하기 때문이다.
하긴 일찍이 탓 문화가 발달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들이 있었을 것이다.

번번이 외적의 침입에 시달리면서 파생된 피해의식이 결국 ‘남의 탓’부터 하고 보는 바람직하지 않은 구실의 문화를 양산해 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탓 문화의 종식없이 나라 발전도, 개인의 발전도 기약할 수 없는 세상이다.

어느 시대건 사회 발전은 지도자들이 주도해 왔다.
특히 정치권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모든 정치권이 ‘네 탓’만 할 게 아니라 ‘내 탓이요’하고 자신부터 질책하는 정치풍토라야 보다 나은 미래로 갈 수 있다.

대통령 선거일 80일을 앞두고 주요 대선주자들이 선거 공약을 내놓기 시작했다.
당선되면 청와대를 집무실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공약과 아예 청와대를 대전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이 유독 눈길을 끈다.

물론 나름대로의 이유야 있겠지만, 대체로 역대 대통령의 실정(失政)이 ‘청와대 탓’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한 것임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누구도 성공한 대통령이 없는데 혹시 청와대의 터가 나빠서 그럴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하지만 입증할 만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

따라서 역대 대통령의 실패를 ‘청와대 위치 탓’으로 돌리는 것 역시 비과학적이다.
문제는 당선되는 대통령의 의지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제왕적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는 의지만 확고히 갖는다면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과 된 뒤의 의지가 문제일 뿐이다.
청와대에서 집무하면서 늘 국민과 가까이 하는 전혀 새로운 모습의 청와대를 만들어 가겠다는 공약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