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배려의식 문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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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서울에서 같이 근무했던 옛 동료가 결혼 20주년을 맞아 부인과 함께 제주도 관광을 왔다.

제주도에 자주 내려오는 그들은 말 그대로 제주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 3박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떠나기 전날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제주관광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중에 한 예가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그들은 마침 단풍철이고 해서 하루는 영실코스를 따라 한라산을 오르게 되었다. 그런데 하필 토요일이어서 1100도로에서 영실입구에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차량행렬이 꿈쩍을 않는 비람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량을 길가에 세우고 걸어가기에 이르렀다. 그들도 주위상황에 따라 별수 없이 차에서 내려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등산로까지는 꾀나 긴 거리여서 올라가는 차와 내려오는 차가 혼잡을 이루어 차를 세워두고 가는 사람들한테는 그야말로 이중삼중으로 고역을 치러야 했다. 차량들이 뒤죽박죽인데다 요리조리 피해서 다녀야 하지, 게다가 경유차량에서 내뿜는 매연은 짜증을 넘어 분통을 터뜨리기에 족했다.

그들은 여기서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하나는 관광객을 배려하는 안내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청정관광지에 시커먼 매연을 내뿜는 경유차량이 왜 그리 많은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렌터카들은 지리사정에 어둡기 때문에 차량을 길가에 세워두고 올라갔는데 도내 차량들은 요령껏 주차장까지 잘도 올라가더라는 것이었다.

얼마나 분통이 터졌으면 나중에 매표소 직원한테 관광객을 위해서 특별안내나 편의를 제공해줄 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제주도민들이 난리가 날 텐데요’라고 대답하더란다. 관광객은 매연을 마시면서 3㎞가 넘는 아스팔트길을 걸어 올라가고, 도민들은 매연을 내뿜으면서 편히 올라가고 이게 될 법이나 한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형편상 걸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국립공원 내에 숱한 매연 차량이 웬말이냐며 관리상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그들의 항변이 전적으로 그 상황을 대변해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예컨대 차를 세워두고 걸어 올라가는 사람들이 전부 관광객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또한 일부러 주차장에 둘러봤더니 렌터카 차량은 고작 몇 대뿐이었다는 얘기도 나름대로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관광지라면 찾아온 관광객을 보호하고 배려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관광객은 재미있게 놀고 즐기러 왔지 관광지의 반배려의식에 대해 이해를 해줄 정도로 여유롭지도 않고 그럴 필요도 못 느낄 것이다. 때문에 관광객들의 요구나 불평은 늘 정당하다. 마찬가지로 이번 일도 도민들이야 1년 내내 여유롭게 잘 다니다가 한두 번 겪는 일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도 있지만 관광객한테는 난데없는 고통이었을 것이다.

뒤늦게 한라산 국립공원 측에서 10월 31일 영실코스에 무료셔틀버스를 시험운행 하겠다는 취지를 밝혔지만, 역시 관광객에 대한 안내와 이용하는 렌터카에 편의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도민이나 관광객이나 입장료를 똑 같이 내는데 왜 다른 편의가 필요한가라는 식의 대처는 단지 지역주의적인 발상일 뿐이다.

관광객에 대한 배려의식은 그 지역의 주민의식에 비례한다. 또한 그 배려의 결과는 지역주민한테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하나하나의 작은 배려심이 종래는 관광제주라는 시장가치를 높이고 경쟁력 우위로 연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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