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작지만 강한 제주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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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수출제주의 길을 묻다

2011년 민선 5기 우근민 도정은 최우선 핵심 공약인 ‘수출 1조원 시대 개막’에 올인한다.

수출로 잘 사는 제주기반을 구축하고 제주경제의 성장위기를 극복,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행정조직을 개편, 환경.경제부지사 산하에 수출전담기구인 수출진흥본부를 설치키로 했으며 도지사 직속 수출진흥회의도 신설했다.

제주일보가 2011년 대주제로 ‘글로벌 제주 Smart Jeju'로 정하고 연중 기획 첫 시리즈로 ‘수출로 작지만 강한 제주시대 연다’로 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주일보는 이 기획을 통해 제주의 수출 여건과 정책 추진방향을 점검하고 세계를 누비며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선도적 기업들을 소개함으로써 수출제주로 우뚝 설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1.수출 제주의 길을 묻다

□열악한 수출 여건.인프라

현재 제주의 수출 여건은 매우 열악하다.

2009년 제주의 수출규모는 2억6100만 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3635억 달러의 0.07%에 불과하고 제주도 지역총생산(GRDP)의 3.2%에 그치고 있다.

수출품목도 농수축산물 위주로 단순하다.

도내 수출업체 114개사 중 농수축산물 관련 업체가 농산물 41개소, 수산물 23개소, 축산물 9개소 등 73개소로 전체의 64%에 달하고 있을 정도다.

제조업은 35개소, IT 관련은 6개소 뿐이다.

수출품목도 활넙치가 395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15.1%를 차지하며 1위에 올라있다.

그 뒤를 이어서는 전기엠프 3040만 달러(11.6%), 아스팔트 2130만 달러(8.5%), 백합 930만 달러(3.6%) PSRAM(슈도에스램 700만 달러(2.7%), 소라 510만 달러(1.9%), 감귤농축액 280만 달러(1.1%), 선박엔진 200만 달러(0.8%) 등의 순이다.

수출기업도 모두 영세, 해외시장 진출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도내 수출기업 중 연간 수출액 100만 달러 미만인 곳이 95개로 전체의 83.3%에 이르고 있을 정도다.

연간 수출액이 100만~500만 달러에 달하는 기업이 12개소(10.5%), 500만 달러~1000만 달러는 2개소(1.8%), 1000만 달러 이상 기업은 5개소(4.4%)에 그치고 있다.

수출을 주도하는 대기업은 고사하고 스타기업 하나 없는 실정이다.

주요 수출시장도 일본과 중국에 편중돼 있다.

일본과 중국 시장의 수출액이 제주지역 총 수출액의 40%를 넘고 있다.

전체 수출 국가는 31개국에 이르고 있으나 100만 달러 이상 수출 국가는 일본(7520만 달러), 중국 (2370만 달러), 영국(1780만 달러), 미국(790만 달러), 대만(300만 달러), 러시아(210만 달러) 등 6개국에 불과하다.

농수축산물 수출은 첨단가공시설이 태부족, 대부분 신선한 원물로 이뤄지고 있다.

무역전담 인력 부족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물론 신제품 연구 개발, 디자인 개선, 제품 홍보 등 전반적인 수출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농수축산물의 경우 국내 가격이 상승할 경우 수출계약 물량 확보가 곤란할 정도로 안정적 물량 확보도 난제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 제주 비전과 전략

민선 5기 우근민 도정의 수출 비전은 ‘수출 1조원 시대 개막’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에 따라 민선 5기가 마무리되는 2014년의 수출 목표를 8억 달러로 정했다.

연도별 수출목표는 2011년은 3억5000만 달러, 2012년 4억5000만 달러, 2013년은 6억 달러다.

제주도는 민선 5기의 수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근 ‘수출 1조원 달성 실천전략 및 로드맵’을 확정했다.
이 실천전략은 ‘4대 전략, 20개 추진과제, 131개 세부 실천과제(단기 87, 중기 41, 장기 3)’로 구분된다.

4대 전략은 ▲수출유망기업 육성 및 글로벌 역량 강화 ▲수출인프라 확충 및 수출전략상품 개발 ▲FTA 시대 신흥.틈새시장 개척 ▲선진 수출지원체계 구축이다.

제주도의 열악한 수출여건을 대폭 개선하고 수출인프라를 확실하게 갖춰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20개 핵심 추진과제를 보면 ▲수출기업 전략적 육성(300개) ▲수출유망기업 유치(44개) ▲대외경쟁력 강화 지원 ▲무역전문가 양성 지원(300명) ▲신성장산업 관련 연구기관 유치 ▲(가칭)제주녹색성장산업단지 조성 ▲수출 1조원시대 물류기반 구축 ▲자유무역지구 조성 ▲제주산 농수축산물의 세계화.명품화 ▲향토자원 5대 산업 및 신성장 4대 제조업 육성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해외 전시회 및 무역사절단 파견 확대 ▲신흥.틈새시장 개척 지원(40개국 이상) ▲해외마케팅 촉진 지원 ▲국가별 수출마케팅 전략 수립 ▲연구개발 역량 강화(총 예산 6% 투자) ▲수출전담기구 신설 및 지원체계 강화 ▲해외통상 지원체계 구축(해외주재사무소 미.중.일 3개소 설치) ▲수출인의 날 지정 및 수출 우수기업 포상 ▲도지사 직속 수출진흥회의 운영 ▲수출유관기관 유치 및 협력체계 강화 등도 추진 과제다.

수출정책 패러다임도 획기적으로 바뀐다.

수출이 가격조절 수단에서 경제성장 및 일자리 창출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되고 수출품목도 농수축산물 위주에서 향토자원과 신성장 제조업 등 새로운 품목으로 전환한다.

수출지원 방식은 다품목 균등지원에서 전략상품 또는 유망기업 등으로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며 수출물량도 품목별 클러스터 조성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스타기업 육성 등을 통해 내수기업을 수출기업화하고 해외마케팅은 신흥.틈새시장 개척으로 다양화하며 수출지원체계도 통상부서를 신설, 일원화.전문화해 나갈 방침이다.

제주도는 이 실천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내년부터 2014년까지 4년 동안 총 5664억원(국.도비 3832억원, 융자 및 자담 183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실현 가능성

제주도가 마련한 2014년 수출목표 8억 달러는 2009년의 수출실적 2억6100만 달러에 비해 5억3900만 달러(207%)가 많은 액수다.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올해 수출 추정치 3억 달러에 비해서도 5억 달러(167%)가 많다.

품목별 수출목표를 보면 2010년을 기준으로 할 때 농산물은 2500만 달러에서 7700만 달러, 수산물은 5300만 달러에서 1억3000만 달러, 축산물은 20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로 수출을 늘려야 한다.

공산품은 2억2000만 달러에서 5억4300만 달러로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여기저기서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제주도의회 안동우 의원(민주노동당.제주시 구좌읍.우도면)은 “농수축산물 수출 목표가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도지사 공약사항이 맞지 않다면 수정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장도 “지난해 3331억원인 수출액을 2014년 1조원으로 늘리려면 매년 수출을 평균 25% 정도 늘려야 하는데 지난 3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7%였다”며 “결코 쉽지 않은 목표”라고 진단했다.

제주도의 수출 정책에 대해 수출현장을 직접 뛰고 있는 기업인들의 고언(苦言)도 적지 않다.

우선 보조금 등 금전적 지원이 주가 돼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해외 시장에서의 다양한 정보를 기업들에게 충분히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물론 업체들이 이미 알고 있는 정보의 제공은 필요가 없다.

그런데 행정에서 해외 수출시장을 너무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농협 등 생산자단체, 또는 작목반이나 단지, 법인 등 농어민 단체 위주의 지원 정책도 지향, 개별 농가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농업회사법인 (주)제이제이에프의 진광남 대표는 “행정의 수출정책은 수출기반을 조성해주고 지원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행정이 기업들과 해외시장을 같이 뛰면서 일대일 멘토링을 통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수출의 변방에 있던 제주도가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으로 수출 입지를 확실하게 굳힐 수 있을지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다.

수출 1조원 시대의 기반을 튼튼하게 다질 수만 있다면 제주 경제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과가 충분치 못할 경우 실패한 정책에 대한 냉엄한 평가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결국 제주도정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성공적으로 수출 실천전략을 추진하느냐에 수출 1조원 시대 개막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김승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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