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국기가 국기봉에서 건너편 나무까지 팔락팔락 내걸리고 반듯하게 그어진 횟가루선이 햇살에 반짝거린다.
특히 운동회가 열리는 날에는 할머니와 부모님, 이모, 고모까지 온 가족이 새벽부터 정성껏 준비한 김밥 등 음식을 나눠 먹으며 응원과 함께 어린이들의 재롱을 지켜본다.
운동회가 열린다고 초대한 것도 아닌데 솜사탕, 뽑기 등 잡상인들도 빠지지 않고 운동장 주변을 가득 메우며 동심을 유혹한다.
30대를 넘긴 사람들 대부분의 가슴속 추억으로 남아 있는 어린 시절 운동회 풍경이다.
최근 초등학교마다 파란 가을 하늘과 어울리는 동심들의 추억 만들기인 가을운동회가 열렸거나 예정돼 있다.
운동회 프로그램 중 인기가 가장 높은 것은 단연 누구나 재능을 마음껏 자랑할 수 있는 댄스경연.
또 태극기와 한반도기를 들고 펼치는 통일기원 행사, 자연보호를 일깨우는 프로그램, 중고물품을 교환하는 알뜰장터 등 새로운 모습들이 텀블링과 만국기, 기마전 등을 대신하고 있다.
특히 맞벌이 부모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휴일에 운동회를 개최하거나 식권을 판매해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시대에 따라 어린이들의 관심사가 바뀌듯 운동회 풍경도 변화하고 있지만 즐거움을 느끼는 순수한 동심만큼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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