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제주 도시공공디자인에 대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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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수 제주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2011년 들어서 제주도정이 도시디자인본부를 출범시킨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 만약에 근본적인 변화 없이 도시건설방재국에서 도시디자인본부로 무늬만 바뀌고 여전히 땅 파고 길 만드는 일만 한다면, 시대에 뒤떨어지고 도시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도시디자인본부를 통해 제주도의 변화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디자인경영에 대한 개념을 먼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경제가 어려울 때 일수록 디자인이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여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1979년 영국 경제가 허물어지고 있던 당시 영국 수상인 마가렛 대처는 모든 공무원에게 “디자인 아니면 퇴직하라”( Design or Resign)는 말을 남겼다. 도시경제에서 디자인이 핵심이며 필수라는 사실을 인지시킨 것이다. 그 결과 디자인을 통해 국가산업이 부활했고, 모든 도시를 창조도시로 조성하면서, 오늘날의 관광대국 영국을 만들었다. 혁신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미국의 스티브잡스는 망해가던 애플사를 디자인경영을 통해 오늘날의 애플사를 만들었다.

이 두 가지 사례의 공통적인 특징은 망해가는 경제를 디자인을 통한 경영혁신으로 성공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디자인 개념을 먹고 살만한 뒤에 치장하는 것으로 아는 것은 크게 상황을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디자인에 투자하는 것이 도시경영의 핵심이며 필수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의식변화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전 조직에 산재해 있는 디자인업무를 총괄해야만 예산과 인력의 중복으로 인한 누수를 없앨 수 있다. 그래야 문화체육관광부,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등 중앙부처의 예산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예산을 책정하는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도로나 방파제를 건설하던 간에 사업예산 편성시 디자인에 대한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 이게 힘들다면, 시공계약시 남는 예산의 절반만이라도 항상 디자인에 투자해야 한다. 만약 전체 사업비의 3~5%만 디자인에 투입한다면, 도시의 이미지는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경쟁력 있는 도시공공디자인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감성적요인과 문화적 요인이 있어야 성공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경제적 효과가 있는 도시디자인 전략이 필요하다.

지하철 건설비용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예산으로 구축한 서울시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사업은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디자인 경영전략을 토대로, BRT 정류장 디자인을 공모했다. 공모 후 선정된 프랑스 회사는 자신들의 비용을 들여 버스정류장을 디자인하고 설치했다. 다시 말해서 서울시는 돈 한 푼 안들이고 양질의 디자인으로 개선·설치하고 프랑스회사는 이미 투자비를 광고수입으로 회수하고도 남았다.

국제적인 관광지를 지향하는 제주도의 도시디자인에 있어서, 야간경관을 위한 가로등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주민들은 쾌적한 삶과 범죄예방을 위해 끊임없이 가로등 설치를 요구하고 관광객은 일탈을 꿈꾸며 찾은 제주도의 관광지가 밝고 아름다운 제주도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는 일반 전기료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LED가로등 생산업체의 초기투자를 받아 제작, 설치하고 매년 소모되는 전기료를 분납하면 가로등의 전면교체가 가능하다. 제주도 전역에 양질의 디자인의 가로등을 돈 한 푼 안들이고 설치할 수 있는 전략이 가능한 것이다.

지방채만 쌓여가는 요즘, 디자인경영 전략을 통한 제주 도시공공디자인의 의식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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