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영원할 수 있는 이유(Ⅱ)
이탈리아가 영원할 수 있는 이유(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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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수도인 로마 시내를 걷노라면, 한순간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흡사 수백년이 훨씬 지난 도시를 걷는 듯하다.
어떤 도로는 로마제국 당시 돌 하나 하나를 깎아 촘촘히 박아 만들어 지금껏 그 견고함이 이를 데 없고, 대부분 성당과 건물들은 그 자체의 예술성은 차치하더라도, 원형 그대로의 보존 정도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런 그들의 오랜 과거 유적(遺蹟)들에 대한 태도는 현재 진행중인 성프란치스코 대성당(聖堂) 복원에서 절실히 느낄 수 있다.

몇 년 전, 이탈리아의 ‘아씨시’란 도시에 큰 지진이 일어난 적이 있다.
이때 그곳의 최고 자랑인 대성당이 그만 복구할 수 없을 정도의 큰 피해를 입었다.
많은 이들의 걱정과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그곳 행정당국과 국민들의 대처는 놀라울 정도였다.
그들은 일단 원형 복구를 위해 파괴 와중에 깨지고 갈라지고 쪼개진 돌과 유리 파편 등등을 전부 모아 하나하나 모자이크를 하듯 끼워 맞추면서 지금껏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옛날 건물이 낡고 부식되어가면, 즉시 커터날칼로 부식된 부분을 갈아버리고 겉만 새 것처럼 번지르르하게 만든다든지, 아니면 아예 없애 버리고 새로 만드는 것만이 능사인 것처럼 여기는 우리의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일 게다.

이에 그곳의 한 공무원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옛 건물을 뜯어고치고 없애 새 건물을 만들기보다는 어떻게 관리.보존하여 원형 그대로 유지케 하느냐요, 또한 새 건물을 짓을 때는 얼만큼 빨리 건물을 짓어 경제적 가치를 산출해 내느냐보다는 오랜 세월이 걸려도 아주 견고하고 심미적 가치를 지니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제대로 된 하나의 작품을 창조해 내느냐다.” 그래서일까.

정부 당국은 옛 건물의 경우 자기 소유라 할지라도 함부로 보수하거나 심지어는 겉표면에 페인트칠마저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이런 당국의 규제를 넘어 일반시민들에게 보편적으로 퍼져 있다고 한다.
옛 건물이 아닌 새 건물을 지울 때도 그렇다.

‘촌놈 마라톤 하듯이’ 하루아침에 빨리 만들어 버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실제로 로마시내 새 건물을 보았는데, 모두가 또 하나의 예술작품들이었다.

어떻게 인간의 지혜로 저런 아름다운 건축물을 지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이를 보노라면, 또 다른 감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이탈리아 국민들은 너무도 옛 것을 사랑하고 존중한다.

그러기에 그들은 새 것 역시 함부로 쉽게 만들기를 거부하고 조상들이 그러했듯이 정성을 다하여 진정한 영원한 안식처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한다.
이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 모두의 중심에 오랜 세월의 흐름에도 한결같은 고유하고 독특한 종교적인 가치가 자리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그들은 현재와 미래의 발전은 한순간 이룩되는 것이 아니라, 옛 조상들의 정신과 가치, 유산(遺産)을 이어받아 그것을 현재 자신들의 삶에 적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는 하루가 다르게 찢고 부수고 파괴하는 가운데 겉의 화려함만을 좇는 무분별한 개발과 발전으로 말미암아 소중한 옛 유산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서서히 질식되어 숨을 할딱거리는 자연환경을 보면서 위기의식과 두려움을 느끼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갖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이에 그들에게서 보이는 여타의 부정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수많은 이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그곳에 가고 싶게 만들고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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