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대기업 직장인보다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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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퇴직 후 재취업 성공해 제2의 인생 나선 홍흥기씨
▲ 40대에 실직하고도 끈질긴 노력 끝에 재취업에 성공한 홍흥기씨.
“비록 예전 직장보다는 고된 일이지만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게 재미있고 무엇보다 직장을 다닌다는 사실에 어느 대기업 직장인 보다 행복합니다.”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근무하면 도둑)’와 같은 말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 등으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40~50대들이 또 다른 ‘취업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경제 문제가 어느 세대보다 절박한 데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니 막막하기만 하다.

이들이 느끼는 일자리에 대한 절실함은 청년 구직자들에 못지않다. 아니, 더욱 절박하다. 이들에게는 자신들만 바라보고 있는 식솔이 있고, 자녀들은 아직 학교도 마치지 못했다. 또 자신들을 위한 노후 설계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불황의 터널 속에서 40대에 실직을 당하고도 끈질긴 노력 끝에 재취업에 성공, 진한 감동을 주고 있는 우리시대의 평범한 가장 홍흥기(47)씨를 지난 21일 만났다.

홍씨는 2년 전에는 내로라하는 통신회사의 직원이었다. 홍씨는 1989년 제주대학교를 다니던 중 통신회사에 입사했고, 이후 20년간 다니며 남들보다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어느 날 늘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자신이 ‘사오정’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어 2009년 회사는 홍씨에게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자녀교육 등 한창 돈을 벌어야 하는 40대의 실직. 홍씨는 자라는 아이의 교육비와 생활비 등으로 가계지출은 더 늘어가는 상황에서 오랫동안 다니던 회사를 떠나야 해 극도의 불안감에 빠졌다.

얼마 안 되는 월급이지만 이 돈으로 가정경제의 톱니바퀴는 힘겹게 돌아갔지만 40대에 명예퇴직을 하고 거리에 나오는 순간부터 톱니바퀴가 이가 빠지며 한 순간에 망가져 버렸기 때문.

더욱이 한눈팔지 않고 통신 일에만 매달려 살아온 홍씨는 퇴직 후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이때 홍씨에게 든든한 동아줄이 되어준 것은 다름 아닌 한국폴리텍I대학 제주캠퍼스(학장 엄준철)였다.
홍씨는 더 늦기 전에 새로운 경력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고 지난해 3월 직업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폴리텍대에 문을 두드렸다.

신재생전기에너지학과에 입학한 홍씨는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 지난해 12월 신재생에너지와 제동제어반 및 수배전설비업을 주 사업으로 하는 (주)대은계전(대표이사 고휴환)에 당당하게 취업하며 ‘제2의 인생’을 출발했다.

홍씨는 “이제 유치원에 들어가는 아이에게 실직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가장의 심정은 그 어느 것에 견줄 수 없는 큰 고통이었다”며 “매일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는데 다행히 취업에 성공했다. 아이에게 자랑스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회사에서 햇병아리 신입사원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씨가 다른 실직자들에게 전하는 실업극복 노하우는 ‘절심함을 갖고 두드려라’다.

홍씨는 “실직의 충격을 딛고 구직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며 “가만히 있으면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젠 취업한 업체가 날로 번창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사오정을 탈출한 홍씨는 새롭게 시작하는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설계하기 위해 오늘도 끊임없이 도전하며 희망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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