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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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운.제주외고 교장
한 학부모님이 찾아 왔었다.
“무슨 음악입니까? 처음 들어보는 노랜데요.”
“당연히 처음 듣는 노래일 것입니다. 금방 나와서 아직 따끈따끈하거든요. 그런데 괜찮아 보입니까?”
“아, 정말 좋아 보입니다. 서정적이면서 힘이 있어 보입니다. 두 가지를 다 갖춘 노래는 보기 힘들거든요.”

학교 인근에 오랜 지기가 전원주택에 살고 있다. 작곡과 교수인 그는 여러 가지로 나에게 많은 배움과 도움과 의지가 되는 절친한 벗이다. 틈 있을 땐 걸어서 5분 거리인 그의 집에 들러 차도 마시고 세상의 흐름도 나눈다.
음악에 대한 얘기도 빼지지 않는데, 그날은 교가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 도내의 교가를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대부분의 가사가 한라산 높은 기상, 태평양 푸른 물결을 소재로 한 천편일률적인 가사에 비슷한 가락을 담고 있다. 친구의 설명에 의하면 학교의 교가나 찬가, 응원가는 그 학교의 앞날을 예측하고 운명을 결정한다고 한다. 사실 맞는 말 같았다. 제주시내 유명 학교의 경우도 교가는 모르지만 응원가는 아는 사람이 많다. 대학의 경우도 그 대학 이름은 모르지만, 그 대학 찬가인 ‘목련화’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학교도 찬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간 생각 앓이를 하면서 노랫말을 만들었고, 또 한 달간 친구의 산고로 우리학교 찬가 ‘느티나무여 영원하라!’가 탄생했다.

《 첫 노래 》느티나무 그늘 아래 영롱한 그대 모습, 언덕 위 두 팔 벌린 희망의 깃발이여. 차가운 머리 따뜻한 가슴으로 세상 품으며, 어둠의 빛이 되리 광야의 소리가 되리
《 둘째 노래 》잎새마다 새겨 걸던 소망의 조각들, 지금도 언덕위에 흩날리네요. 따뜻한 마음 뜨거운 가슴으로 세상 밝히며, 세계의 진리되리 언덕 위 무지개 되리
《 후렴 》내 사랑 그대여! 언제나 그 곳에 우리를 지켜다오. 내 사랑 느티나무! 그대 빛나리 영원히 영원히!

어느날 오후 학생들이 모두 강당에 모였다. 우리는 음악과 생활에 대한 교수의 강의를 들으며, 찬가도 익혔다. 가사에 숨어 있는 의미를 내가 설명하고, 교수의 작곡 의도와 활용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천재성을 지닌 학생들은 단 몇 번의 들음과 연습으로 곡을 모두 익혔다.

나는 지금도 엠알로 녹음된 이 곡을 들으며 학생들의 현재와 미래를 기도한다. 영롱한 모습을 지닌 그대들이 모두 세상의 빛이 되고 광야의 소리가 되기를!<이영운.제주외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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