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사회=공정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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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리 제주한라병원 흉부외과장

대통령이 된 사람들은 한결같이 우리 나라를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국민들의 대다수는 아직 우리 사회는 공정하지 않다고 느낀다. 물론 ‘출생부터 공정하지 않게 태어났으니’ 하고 체념해 버린다면 해답은 없을 것이다.


우리 나라의 청소년들의 모습을 초·중·고교, 대학을 거치면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본다면 비교적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학생 신분에서의 경쟁은 그나마 비교적 공정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부유한 가정의 아이가 더 많은 사교육을 받아 더 좋은 위치에 오를 수는 있다고 하지만 타고난 지적 능력과 개인의 열의는 아무리 돈으로 뛰어 넘으려고 해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대다수의 사람들은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순수한 경쟁을 거치고 나온 우리의 자녀들이 사회라고 하는 추악한 세계로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지금까지 꿈꾸어 온 공정한 경쟁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어 나가겠다는 것이 그저 꿈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고 그러한 부조리한 사회의 벽 앞에 체념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일본 작가 야마오카 소하치의 ‘대망’을 읽어보면 일본의 전국시대를 끝내고 250여 년간의 평화를 이룩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인물이 자식들과 가신들을 한 지역의 영주로 보내면서 훈계하는 말이 있다. “인생을 살면서 자신에게 맡겨진 한 지역의 영주로서의 임무는 신불이 너에게 잠시 맡긴 것으로 생각하라. 성심 성의껏 영민을 사랑하고 영민들로부터 존경 받는 영주가 되어라. 신불이 너에게 그러한 자질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언제든지 너로부터 그 지위를 빼앗아 버릴 것이다. 나 이에야스가 빼앗지 않더라도 반드시 신불이 그 지위를 빼앗을 것이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속한 조직의 인사에 관여하는 사람은 조직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을 한다는 것을 자각하여야 한다. 그러한 자리에 있는 자가 청탁을 받는다 거나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지 않을 정도의 무능한 인재를 뽑는다거나 하는 일을 하면 반드시 그 조직을 망하게 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어느 조직에 속해 있더라도 자신의 현 위치는 내가 이룩한 내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잠시 자신에게 맡겨진 자리라는 것을 깨닫고 언제든 자신보다 우수한 인재가 나타나면 조직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털고 나갈 수 있는 가벼운 마음 자세를 견지할 때 그 조직은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사가 만사라고들 한다. 국가든 회사든 경영자의 인사 스타일을 보면 그 조직의 미래 모습은 대충 답이 나온다. 공정한 경쟁을 막는 인사 시스템을 갖고 있는 조직은 그것이 공무원이든, 대학이든, 회사든 조만간 경쟁력을 잃고 삼류 조직으로 낙인이 찍혀 도태될 것이고 이러한 조직은 내부의 종기가 커져서 자멸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일 것이다.


아무리 현재 자기 손으로 불공정한 경쟁을 자행하고 있는 부패한 인물이라고 할 지라도 자신의 아들, 딸은 나중에 열심히 해서 원하는 조직에 원서를 냈을 때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선발되기를 기대하면서 키울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행한 것처럼 자신의 자녀가 공정한 경쟁이 아닌 불공정한 경쟁에서 패배한 후 이 사회를 더 이상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고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기 보다는 살아남기 위한 꽁수만 생각하는 인물로 변해간다고 생각한다면 끔직할 것이다.


공정한 사회로 가는 길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어떠한 외압과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자라나는 아이들과 사회 초년생들에게 그런 마음가짐을 확실히 가르치는 것이 우리 나라의 희망찬 미래를 담보하는 열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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