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이 무서운들‥
동장군이 무서운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광해군의 명령을 받은 강홍립(姜弘立)이 2만 병력으로 만주에 진출했을 때 가장 무서운 적은 ‘추위’ 였다고 기록했다.

1812년 나폴레옹이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점령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모스크바는 퇴각하는 러시아군이 지른 불로 폐허가 되어 있었다.

프랑스군은 이 겨울 모스크바에서 혹독한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 저절로 죽어갔다.

한달을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퇴각했는데, 65만 병력 중에 프랑스로 살아 돌아간 사람은 1만 여명에 불과했다.

▲결국 이 혹심한 추위가 나폴레옹군대를 쳐 부셨다하여 ‘General Winter'(동장군. 冬將軍)이란 말이 생겨난다.

제2차 세계대전때 히틀러의 독일군대도 러시아 동장군에게 혼이 났다.

그러나 히틀러는 나폴레옹의 패배를 거울삼아 월동 장비를 상당히 갖추었다.

봄이 오자 퇴각을 하는데 이번에는 눈이 녹으면서 생긴 진흙에 발이 묶여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진흙이 녹았다 얼었다 하면서 병사와 장비를 묶어 놓아 전투를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General Mud'(진흙장군)이란 말이 생겨났다.

▲우리가 사용하는 ‘동장군’이란 말은 혹독한 추위를 비유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이 언제부터 사용됐고 어디서 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고사(故事)를 예로 들면서 이로부터 유래된 말이 아니냐고 한다.

그럴듯하지만 전적으로 동의하기도 힘들다.

만주에서 전사한 강홍립의 부장 김응하(金應河) 장군의 이야기 중에도 ‘동장군’이란 표현이 나오기 때문이다.

▲요즘 제주지방 최저 기온이 영상 2도까지 떨어지면서 ‘동장군이 내습했다’고 한다.

영상 2도의 날씨도 장군감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IMF보다 더하다는 경기침체가 사람들에게 추위를 더 타게 하는 것 같다.

추운 겨울날 유리창에 맺히는 성에처럼 마음의 창을 얼어붙게 하는 탓일 것이다.

그러나 동장군이 아무리 무서운들 분명 봄은 다가오면서 물러나기 마련이다.

겨울이 혹독하면 할수록 이듬해 봄이 찬란하다고 한다.

날씨가 추워진다는 기사를 보며 새 봄을 생각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