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와 이 마트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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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유수의 연구소가 각 지역의 경제 고통지수를 발표했다. 제주도가 16개 시ㆍ도 중 2위다. 즉, 제주도는 전국에서 지역주민들이 겪는 경제적 고통이 2번째로 높아 지역경제가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해답을 분명히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답은 일자리 창출, 좋은 교육환경 만들기, 그리고 자치단체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정책들은 이 목표를 위해서 집중해야 하며, 설령 아무리 좋은 정책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목표에 맞지 않으면 시행시기를 늦추거나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선택과 집중의 원리인 것이다. 그러면 자치단체들은 목표를 위하여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

무엇보다도 시민과 기업들이 기술과 자본이 부족하여 할 수 없는 것을 외부의 기업과 기관을 유치하는 일이다. 최근 제주도의 혁신도시 만들기, 국제자유도시 사업 조기 발주, 서귀포시의 기업도시의 유치 등을 위하여 백방으로 움직이고 있음은 매우 잘 하는 일다. 기업도시, 혁신도시가 오면 일자리 창출, 인구유입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반면에 자치단체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첫째, 지역주민들과 경쟁하는 일다. 대표적인 것이 쇼핑 아울렛이다. 제주도민들은 쇼핑아웃렛 신설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운영하는 정부기관인 제주개발센타가 지역주민과 경쟁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을 뿐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지역주민들이 할 수 있는 일, 특히,지역주민들간에도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는 일에 지방정부가 앞장서서 지역기업보다 월등하게 경쟁력이 있는 외부기업을 유치하는 일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최근에 서귀포시가 월드컵 운동장 주차장과 시외버스 터미널 부지에 이 마트를 유치하는 일은 지방자치단체가 할일이 결코 아니다. 이 마트는 소비를 조장하는 대형유통할인 매장이다. 취업을 창출하거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기업도 아니며 서귀포시민이 자본과 기술이 부족해서 못하고 있는 기업도 결코 아니다. 따라서 서귀포시가 유치대상인 사업은 아니다.

서귀포 시는 서귀포시내 유통업자간에 과다경쟁으로 인하여 중소유통업체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귀포가 세계적인 대형유통마트인 이 마트를 그것도 용도변경과 같은 행정적 편의를 주면서 유치하는 것은 자기 식구인 서귀포시민들이 운영하고 있는 중소유통업들은 모두 문 닫으라는 말과 꼭 같다. 이들이 문 닫게 된다면 서귀포는 이들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 없을 것이며 있을 수도 없을 것이다. 이 마트와 같은 경쟁력이 있는 대형마트가 들어올 때 서귀포시와 의회가 할 일은 경쟁력 있는 외부기업 편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역시민들이 운영하고 있는 중소매장에 대한 지원을 대폭 해 주면서 격려를 해 주어야 하는 것이 시민들이 세금으로 운영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세인 것이다. 정 터미널 신축이 필요하면 서귀포가 신축하면 된다. 1,200억 이상 소요된 월드컵 운동장도 건축했던 서귀포시가 아닌가. 시외버스 터미널은 서귀포시 보다 훨씬 못한 자치단체에 널려 있다. 차라리 서귀포 시는 월드컵 운동장을 활성화 할 자신이 없으면 그 조그마한 시외버스 터미널을 미끼로 던질 것이 아니라 이 마트에게 월드컵 운동장을 원가로 구입하도록 하거나 아예 서귀포시 소속으로 프로축구팀을 만들 것을 조건으로 이 마트 사업을 연계시키는 것이 자치단체다운 정책이 아닌가. 고작 50억 내외면 신축할 수 있는 시외버스터미널 때문에 조강지처인 지역기업들의 가슴에 못 박을 필요가 있는가. 이 마트도 벼룩에 간을 빼어 먹는 기업이미지가 제주도민들에게 계속 구축해 나간다면 좋을 것 하나 없다.

포기하는 것이야 말로 서귀포시, 서귀포시민, 그리고 이 마트 모두가 이기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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