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주체들 상부상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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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화두로 '경제'가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모든 경제전문기관들이 한결같이 올해의 경제기상도를 '흐림'이나 '매우 흐림'으로 표현하면서 지난해보다도 더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모두 경제회생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올인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도 역시 올해 도정 10대 역점시책 가운데 지역경제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둬 공공부문 사업물량 80%를 상반기에 조기발주 하겠다고 밝혔다.

도민들도 체감경기가 80년대 고도성장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면서 신년초 관심사가 건강보다는 경제에 집중되고 있다.

제주일보사가 창간 60주년이 되는 올해를 맞이하면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도민들의 가장 큰 개인적인 관심사는 '금전'(39.8%)'으로 나타났다. 두번째는 건강(21.4%)이었으며 다음은 취업(17.4%), 자녀교육(17.1%)순이다.

금전이 건강을 크게 앞선 것은 그 만큼 도민들의 체감경기가 건강을 제쳐두게 할 만큼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은 진부한 느낌마저 들지만 몇 년 전 광고 카피로 새해 덕담으로까지 회자했던 '부자되세요'가 지금에야 도민들의 가슴에 절실하게 와닿고 있다.

이러다 보니 실낱보다 가느다란 '로또'에 희망을 거는 도민들도 많아졌다.도민 가운데 절반이상인 55.4%가 로또복권을 구입한 경험이 있으며 거의 매주 구매한다는 도민도 7.1% 차지했다. 경기불황에 가장 민감한 자영업자인 경우 14.5%가 매주 구입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도민들이 지역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 치고 도정이 최우선 과제로 경제회생 의지를 다졌다 할지라도 도민사회 내부의 분위기가 일신하지 않고서는 경제회생은 한낱 공염불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제주경제의 불황원인을 전국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다같이 겪는 일시적인 상황이 아니라 이제는 구조적인 측면에 비중을 더욱 둬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구조적인 측면에서 경제살리기를 도모하기 위해선 제주지역내 경제주체들 간에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경제살리기는 지방자치단체의 몫만이 아니며 지자체가 또한 만능이 될 수 없다. 경제살리기가 지자체의 중요한 정책임에 틀림이 없지만 모든 것을 지자체에 기대서는 안된다.

농산물이 풍작이 돼 가격이 폭락하면 도내 도시민들을 비롯해 다른 경제주체들이 앞장서 해당 농산물 사주기 운동을 벌여야 한다. 반대로 수산물이 판로난을 겪으면 농촌주민들이 십시일반의 정신으로 그 판로난에 조그마한 숨통이라도 트여주어야 한다. 지난 9월 집중호우로 크게 피해를 당한 동부지역 농민들이 당근 대체작목으로 재배한 무 등을 팔지 못해 한숨을 쉬고 있다. 이럴때 8년만의 가격 상승으로 경제적 사정이 그래도 나은 감귤농가와 관련 단체들이 나서서 소량이나마 이들 지역의 농산물 사주기 운동을 벌여야 하는 것이 이치이다. "먼 데 사는 사촌보다 이웃에 사는 남이 더 가깝다"는 말도 있지 않는 가.

이런 시점에서 농어민단체인 농.수협 등이 풍작 풍어시 상부상조하는 판매네트워크를 구축해 이웃간에 두터운 정분을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록 도내 소비시장이 작지만 이 같은 도민들 간의 조그만 배려가 밑거름이 돼 대도시 소비시장과 외국 등으로 판로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뉴딜정책으로 유명한 루스벨트 대통령도 뉴딜정책을 펼치기에 앞서 먼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 모두가 서로가 서로에게 등을 기대는 사이임을 일깨워줬다.

"농민이 농작물을 팔 수 없다면, 도시 근로자도 자신들이 생산한 상품을 팔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공황속에 경제회생의 기적은 이 같은 배려에서 시작된 것이다.

또한 도내 진출 기업들이 제주경제살리기에 관심에 쏟고 있는 만큼 도민들도 이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내야 할 것이다.

지자체도 외부기업 유치에는 행.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정작 지역내 토착기업의 요구사항은 귀찮은 민원쯤으로 치부하고 있지 않는 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이처럼 경제주체들 간에 신뢰와 배려의 분위기가 도민역량으로 집중되면 제주경제의 구조적인 측면에 대변화를 가져올 제주국제자유도시 핵심 사업인 7대 선도프로젝트 추진은 탄력을 받을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도민 10명 가운데 8명이 제주도민이라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자부심이 도민 서로에 대한 배려로 이어지도록 신년초인 지금 열린마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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