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안락사(安樂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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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 해를 맞아 계란과 닭고기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직접 계란에 황금색칠을 한 황금알이 선물용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널드사가 닭을 ‘인도적’으로 도축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소식이 보태지면서 흥미를 더해준다.

외신에 따르면 맥도널드사가 최근 닭고기 공급업자들에게 가스를 이용해 닭을 도축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다고 한다. 이른바 ‘닭 안락사’다.

현재 가장 일반적인 닭 도축법은 컨베이어 라인에 닭을 거꾸로 매달아 목을 벤 다음 흡착기를 이용, 내장을 털어내는 방식이다. 평소 이러한 도축법에 대해 동물보호단체들은 “닭이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의 확실하게 의식하면서 죽어간다”고 주장하며 공기 중에 있는 산소를 가스로 바꿔 고통없이 닭을 죽이는 방법을 써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다.

▲일찍이 베트남의 승려이자 시인인 틱낫한 스님은 그의 책 ‘화(火)’를 통해 “우리는 음식을 통해서 화를 먹는다.”라며 화를 다스려 마음의 평화를 찾는 지혜를 전해줬다.

농부들이 가축을 더 ‘인간적인’ 방법으로 기르는 데 사람들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비록 값은 더 비싸지지만, 화가 난 동물을 먹으면 그만큼 화를 몸 속에 간직하기 때문에 모든 음식을 잘 살펴 먹으라고는 것이 그의 경고이기도 하다. 닭의 안락사도 틱낫한식으로 말하면 닭의 화(火)를 조금 줄어 보자는 의도다.

▲수족관에서 살아 움직이는 물고기도 무리하게 생존을 이어가기는 마찬가지다. 수족관의 협소함과 물의 오염 등 물고기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곧 틱낫한식 화(火)를 만든다. 최근에는 물고기를 잠들게 해서 운반하는 시스템 등이 도입되고는 있지만 금방 바다에서 잡아 올린 활어 맛에 비할 바는 아니다.

▲세기가 바뀌면서 떠오른 화두가 바로 ‘웰빙’.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라고 정의되는 ‘웰빙’은 우리의 모든 생활을 지배하는 하나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는 닭을 도축하는 방법까지 ‘웰빙’인 시대가 됐다. 닭의 안락사 소식을 접하며 역시 틱낫한 스님의 말이 또 새롭게 다가온다.

“우리는 행복한 닭이 낳은 행복한 계란을 먹어야 한다. 우리는 화가 난 젖소에게서 짠 우유를 마셔서는 안된다. 순리대로 자란 젖소에게서 짠 우유를 마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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