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비결(土亭秘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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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한번쯤 올 한해 자신의 운수를 알아보기 위해 점 집을 찾아 '토정비결(土亭秘訣)'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

로또 복권에 당첨돼 대박이 터지지 않을까 아니면 혼기를 놓친 노총각 노처녀들이 좋은 배필을 만나 결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토정비결을 보곤 한다.

혹시 액운이 겹쳐있지 않을까 겹쳐 있을 경우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궁금해서 찾는 사람들로 정월 초에 점 집은 항상 문전성시를 이룬다.

토정비결은 조선시대부터 수백년간 그 해 길흉화복을 알아보는 민간의 세시풍속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대부분 희망적인 구절이 많고 좋지 않은 내용도 직설적인 표현이 아니라 '산에서 뱀을 조심하라' '화재수가 있으니 불을 조심하라'는 식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 토정비결은 조선시대 학자 토정(土亭) 이지함의 도참서(圖讖書)를 말한다.

선견지명을 지닌 학자로 전해지고 있는 이지함은 포천 현감 시절 임진강 범람을 예측했고 아산 현감 때는 걸인청(乞人廳)을 설치하여 흉년에 궁핍한 백성들을 수용하는 등 기민 구제정책을 펴기도 했다. 이지함의 호 '토정'은 일생을 거의 흙과 움막집에서 생활했던 데서 연유한 것이라는 점에서 청렴한 생활을 해왔던 것을 알 수 있다.

토정비결은 4언시구(四言詩句)로 이루어져 있고 그 밑에 한 줄로 번역되어 읽기 쉽게 되었으며 다른 점서와 마찬가지로 비유와 상징적인 내용들이 많다.

▲ 한시 앞을 내다 보지 못하는 인간의 처지에서 어떤 방법을 이용하든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욕망이라 하겠다. 점은 그래서 고대부터 성행했으며 기원전 4000년 중국 이집트 등지에서 행해졌던 증거들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부여에서 전쟁이 나면 소를 잡아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그 발톱을 보고 승패를 점쳤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운수가 좋다' '적어도 나쁘지 않다'는 내용이 70%이상이 된다고 하는 토정비결은 본다고 해도 그 결과에 얽매이지 말아야 할 듯 싶다.

자신에게 닥쳐진 상황이 맞아 떨어지면 그럴 듯 하게 생각하고 그렇지 않으면 믿을 것이 못 된다고 여기는 것이 토정비결이기 때문이다.

토정비결은 정확하게 맞추는 경우도 있지만 정반대의 결과도 많다는 것을 알고 새해 재미삼아 '운수보기' 이상의 의미를 두어서는 안 된다. 복(福)과 운(運)은 억지로 잡을려고 한다고 해서 잡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욕심과 화를 참으며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생활한다면 저절로 굴러 들어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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