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회의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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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의 활로 찾기 가운데 하나로 금강산 회의 모델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금강산 회의 모델이란 필자가 올 들어 두 번에 걸쳐 육로로 금강산 관광을 하게 되면서 갖게 된 경험을 제주도 관광에 응용하기 위해서 부친 이름이다.

혹 최근에 금강산 육로관광을 해 본 사람이면 다 아는 바이지만, 금강산 관광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서울에서 금강산까지 가는 데 도합 8시간이나 많이 걸린다는 데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2박 3일 일정 가운데 실제 금강산에서 체류하는 시간은 1.5일이다. 첫째 날은 가느라 시간 보내고는, 다음날 오전에야 구룡연 등반하고 오후에 교례단 공연을 본다. 셋째 날 오전에 해금강-삼일포와 만물상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서 보고는 서울로 향하는 일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실상 1.5일의 2박 3일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관광이 생산적일 수 있는 이유는 이틀 저녁 시간에 서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토론 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장시간 버스 타고 산행으로 몸이 고단해서 긴시간 동안 회의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 동안 효과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얘기를 나누노라면 10시가 금방 지나 내일 일정을 생각해서 잠을 자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게 금강산 관광의 백미가 아닌가 싶다.

금강산 관광은 내금강의 절경을 보지 못하고 북한에서 제공해 주는 외금강만을 보고 오기 때문에 실제로는 금강산 구경을 했다고 자랑하기가 어렵다. 그런데도 쉽게 가보지 못하는 북한 땅이고 또 ‘그리운 금강산’이기에 현재로서는 아쉬운 대로 그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외금강을 통해서 머리 속에 그려보는 내금강의 절경을 볼 수 있도록 우리 세대가 무엇인가 다리를 놓아야 하리라는 사명감을 갖게 되는 것도 금강산 관광의 의의이다.

그러나 여전히 금강산을 가고 오느라 드는 16시간은 너무 길다. 그에 비하면 제주관광은 버스가 아니라 비행기이기 때문에 훨씬 쾌적하고 시간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제주관광은 그렇게 절약된 시간을 보다 생산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필자는 금강산 회의 모델을 제주관광에 도입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물론 놀러가는 관광에 무슨 생산성이냐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휴양?오락 관광 이외에 회의관광을 여는 데 금강산 모델은 퍽 유용해 보이기 때문이다.

금강산 회의 모델에 기준하여 필자가 그려본 2박 3일의 제주관광 일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날,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한라산 등반하고 저녁 먹고 그리곤 회의나 세미나를 한다. 둘째 날, 오전과 오후 내내 제주의 서쪽이나 동쪽 관광을 하고 또는 골프나 낚시를 즐기고는 저녁에 또 세미나를 한다. 셋째날, 오전과 오후에 남은 마지막 세미나 일정을 마무리 하고는 서울로 향한다.

금강산 관광의 단조로움에 비해 제주관광은 그동안 닦아온 인프라와 풍부한 관공자원으로 인해 그 우월성은 명백하다. 그런데도 툭하면 제주관광의 위기를 논하는 이유는 제주관광의 종합적 운영을 이끌어 나가는 사령탑이 제대로 역할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하루 빨리 제주형 관광공사가 설치되어 종합적 기획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제주관광의 내실화 내지는 효율성이 제고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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