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토지쟁(犬兎之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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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군주들이 저마다 패자(覇者)를 지향하며 패도정치(覇道政治)를 펼쳤던 중국의 전국시대에는 유달리 뛰어난 책사(策士)나 모사(謨士)들이 배출돼 군주들에게 전쟁과 치국(治國)에 대해 설파하는 경우가 많았다.

거기에다 독자적인 정책을 가지고 교묘하고 능란한 말솜씨로 제후들에게 조언자 역할을 하는 이른바 세객(說客)들도 심심치 않게 있었다.

해학과 변론이 뛰어난 세객중에 순우곤이란 이가 있었다.

그는 제(齊)나라 왕에게 중용돼 왕이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려 할 때마다 적절한 방책을 제시해 돈독한 신임을 받았다.

하루는 왕이 그에게 이를기를 위(魏)나라를 치고 싶다고 했다.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견토지쟁(犬兎之爭)의 일화를 꺼냈다.

한자로(韓子盧)라는 매우 발빠른 명견이 있었는데 동곽준(東郭逡)이라는 재빠르고 날렵한 토끼를 뒤쫓았습니다. 수십리에 이르는 산기슭을 세바퀴나 돈다음 가파른 산꼭대를 다섯번이나 오르내리고 하다보니 제풀에 지쳐 둘다 죽고말았습니다. 이를 발견한 한 농부는 손하나 건드리지 않고 횡재를 했습니다.

이어 그는 제나라와 위나라가 오랫동안 전쟁을 치르면서 군사도 백성도 지치고 쇠약해져 사기가 땅에 떨어질정도로 나라가 위태로워 자칫 서쪽의 진(秦)나라나 남쪽의 초(楚)나라의 공격에 쉽게 무너질수 있음을 역설했다.

왕은 즉시 위나라를 치려던 생각을 거두고 내치(內治)에 전력을 기울였다 한다.

쓸데없는 곳에 전력을 소비하다 보면 스스로 자멸을 초래하거나 제3자에게 어부지리를 제공할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정치권은 위기의 민생경제를 챙기기 보다는 당리당략과 정쟁만을 일삼은 견토지쟁의 행태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국민경제가 망하고 나라가 망해도 정치는 살아남는다는 심보인가.

다행히 새해들어 정치권이 체제 개편을 통해 변신을 시도하고있다.

올 한해는 어려운 여건속에서 고통받는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정치를 펴줄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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