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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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은 혼인에 앞서 궁합(宮合)을 보곤 했다.

사주와 오행에 살(煞) 이 있으면 불길하다고 여겨 혼사에 앞서 반드시 궁합을 봤다.

궁합은 신랑.신부의 사주를 오행에 맞춰 상생과 상극을 보고 길흉을 점치는 방법을 의미한다. 궁합이 맞지 않으면 혼사가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궁합에 대한 믿음이 강했던 것이다.

요즘 신세대들에게는 궁합에 대한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자신의 앞날에 대한 궁금증으로 아직도 상대방 모르게 궁합을 보는 경우가 종종있고 재미 삼아 보는 연인들이 많은 것 같다. = 남녀만 궁합이 맞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도 궁합이 맞아야 한다고 한다.

먹거리가 풍족해진 요즘 음식궁합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음식도 찰떡 궁합이라야 몸에 좋고 입이 즐거운 법이며 맛 뿐만 아니라 영양학적으로 서로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람마다 궁합이 맞는 짝이 있듯이 음식에도 서로 아울리는 만남이 있다. 음식궁합이 중요한 이유는 음식이 바로 여느 보약못지 않은 가장 좋은 약재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잘 먹으면 좋은 약이 되고 잘못 먹으면 독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병이 깊은 사람은 식이요법으로 고친다고 할 정도다.

궁합에 맞는 음식으로는 돼지고기에 새우젓과 홍어와 막걸리, 소주에 오이, 보신탕에 들깨 등을 들 수 있다. 돼지고기를 새우젓과 같이 먹으면 맛도 맛이지만 새우젓에 들어 있는 단백질과 지방분해 효소로 몸에 이롭다. 홍어와 같이 마시는 막걸리는 홍어에서 톡 쏘는 암모니아의 자극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 닭고기와 인삼, 복어와 미나리, 딸기와 우유, 감자와 치즈 등이 궁합이 맞는다고 한다. 반면 궁합이 맞지 않은 음식으로는 오이와 무, 우유와 설탕, 스테이크와 버터, 토마토와 설탕 등이 있다.

최근 서귀포시가 결식 학생들에게 제공해 물의를 빚은 점심도시락은 질과 양적인 면에서 부실하기는 물론 궁합 마저 맞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문제의 도시락에는 빵과 단무지 게맛살 삶은 메추리알 튀김이 들어 있다. 여기에서 언뜻 보기에도 빵과 단무지의 만남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상식적으로 볼 때 빵은 햄 또는 치즈, 단무지는 김밥과 어울린다고 생각 할 것이다.

서귀포시에 이어 군산에서는 건빵과 단무지 메추리알 김치참치볶음을 넣은 건빵도시락을 결식학생들에게 제공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밥은 커녕 빵도 아닌 건빵이 식상 대용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뿐이다. 자기 자식이 먹는 음식이라면 과연 이처럼 부실하게 만들 수 있을까. 앞으로 결식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식단을 제공해 어른들이 더 이상 부끄럽지 않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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