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바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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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이 살인적이다. 지난해 15세에서 29세까지의 청년 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극심한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대학가에는 취업과 청년실업의 실태를 조소하는 갖가지 신조어가 수없이 쏟아지고 있다.

대학 캠퍼스에서 가끔식 들리는 얘기가 ‘너 낙바생이라며?’이다. ‘낙바생’은 직장을 잡은 졸업예정자를 두고 한 말이다. ‘낙바생’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 했듯이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졸업 예정자를 뜻하는 신조어다.

신규 구직자들의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졸업을 하지 않고 학교에 머무는 ‘대5(대학 5년생)’는 캠퍼스내에서 흔한 풍경이 됐다.

또 전공과목 외에 토익이나 취업강좌 등의 강의를 찾아다니는 ‘강의노마드족’, 학업과 창업의 이중생활을 겸하는 ‘더불 라이프족’이 캠퍼스를 누볐다.

30만명에 육박하는 회원 수를 자랑하는 ‘취업뽀개기’커뮤니티는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취뽀(취업시험에 유용한 동아리)’라는 용어를 낳았다. ‘취뽀’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동아리 고시’마저 치러야 했다.

토익을 게임형식으로 바꾼 ‘전국대학영어게임대회’는 ‘토페인(토익 폐인)’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연휴때 고향 방문 등을 하지 않고 ‘0.5배’의 수당을 더받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점오배족’과 편입학을 거듭하며 몸값을 올리는 ‘에스컬레이터족’ 등도 대학가에서 새로 모습을 보이는 부류들이다.

이에따라 ‘화백’이란 말은 이미 흘러간 말이 됐다. ‘화려한 백수’ 준말로 성공한 부모님을 둔 탓에 취업 걱정하지 않아도 집 장만하고 먹고 사는데 별 어려움이 없는 졸업예정자를 뜻한다. 이제 ‘화백’과 같은 낭만은 이제 없다. 고용없는 성장에 한창 일할 의욕에 불타는 청년들만 죽어나는 모습이다.

지난해 도내 청년실업률은 6.5%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8.6%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그만큼 학교를 나온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기에 허덕이고 있다는 반증이다.

청년실업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경제와 교육정책의 엇박자로 대학졸업자들을 무분별하게 양산해 인력수급구조가 크게 악화된 것이 근본적인 이유라는 지적이다. 낙바생들의 시름도 알고보면 정부 정책의 피해자라는 뜻이다.

부모에 의지하거나 아르바이트로 용돈 정도만 벌고 빈둥거리는 젊은이가 적지 않다. 일할 의욕을 잃어가는 젊은이도 늘면 그 사회는 활력을 잃게 된다. 바로 여기에 일자리 창출로 청년 실업자를 줄여야 하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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