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30일 "장수가 뒤에 있지 않고 앞장서서 싸우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며 4.27 분당을(乙)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의 대표적 중산층 지역인 분당을에 출마해 우리 사회에 퍼진 냉소를 극복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이길 수 있는 사람을 내세우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내가 안나가면 회피하는 것,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이 됐다"며 "당의 책임자로서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에 무한책임의 자세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번 분당 선거를 통해 중산층 중심도시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민주당의 통합의 가치와 의지를 보여주고 실현하고자 한다"며 "어떤 면에서 보면 이명박 정부를 심판한다기 보다 민주당과 손학규를 평가받겠다는 것이고, 또 이것이 정권교체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의 이번 결정은 분당에 나설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한 데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돼온 `손학규 차출론'을 전격 수용함으로써 야권 내 입지 확대를 겨냥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보선 결과에 따라 향후 정치 진로에 중대한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승리하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되나 반대의 경우 당대표직 사퇴 및 민주당 지도부 개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가 선거전에 뛰어듦에 따라 이번 재보선은 여야가 명운을 건 정면 대결 양상로 치러지게 됐으며, 그 결과가 야권을 포함한 차기 대권 지형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손 대표에 맞설 후보 선정작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하고 정운찬 전 총리 출마를 포함한 다각도의 대책을 검토하고 나섰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손 대표 출마로 정부 비판 성향의 유권자 투표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분당은 한나라당 우세지역이지만 민주당으로선 해볼 만한 게임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