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금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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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동전은 가운데 구멍이 사각형으로 뚫려 있는데 누군가 물었다.

“옛날 동전과 지금의 동전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옛날 동전은 가운데 구멍이 뚫여 있어 사람이 눈 앞에 바짝 갖다 대어도 구멍을 통해서 세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동전에는 구멍이 없습니다. 그래서 막힌 동전을 눈에 바짝 갖다 대면 캄캄합니다.” “그렇지요.” “바로 그것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돈을 앞에 두면 정신이 깜박합니다. 도덕이고 윤리고 철학이고 체면이고 돈 앞에서는 다 말이 아닙니다. 돈이 눈을 가리면 인격이 캄캄해진다는 것입니다.”

▲심부름센터 직원들이 돈을 받고 생후 70여 일 된 아기를 납치해 7천만원에 팔아 넘기고 친모를 살해, 암매장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반인륜적 범죄앞에 사회가 또 한번 경악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자식까지 둔 30대 주부가 가출 후 동거 중인 연하남과 결혼하기 위해 청부한 사건으로 밝혀져 그만큼 충격은 더하다. 돈이면 최고라는 이 시대의 극단적인 배금주의와 무슨 짓이든 돈이면 된다는 30대 주부의 과도한 집착이 낳은 결과다. 이 사건에서 보 듯 돈 앞에서는 인륜도 없었다.

지난 1994년 유산을 노리고 부모를 살해 한 뒤 불을 지른 박한상 사건 또한 ‘효’라는 기본 윤리의 상실, 배금주의의 단면으로 보여줬던 사건으로 우리들에게 엄청난 환멸과 절망감을 안겨줬었다.

▲물질만능주의라고도 하는 ‘배금주의’는 돈을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겨 모든 것과 돈을 연관시켜 생각하고,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돈 제일주의를 말한다. 작금에 와서 배금주의로 인한 폐해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각각의 폐해들이 독립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한꺼번에 복합적으로 일어난다는 점 때문이다.

돈이 없는 사람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으는 데 집착하고, 돈이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버는 데 몰두한다. 당연히 사회적인 범죄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 해악은 사회 전반에 미친다.

24일 드러난 영아 청부납치, 살인사건도 눈 앞에 이익을 위해 남의 가정을 파괴한 황폐한 인간상과 배금주의의 극단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2개월된 아기를 남기고 비명에 간 산모를 생각하면 ‘배금주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너무나 안타까운 사건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부끄럽고 참담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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