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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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관계에 있어 말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

신중하지 못해 오버할 경우 자칫 아첨으로 오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정조와 닮은 점이 있다는 말이 광화문의 현판을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글 친필에서 정조의 한문 글씨로 바꾸는 과정과 연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유청장은 노대통령과 창덕궁 후원을 거닐며 독대할 당시 정조가 세운 규정각을 안내하며 "정조는 개혁정치를 추진했고 소장학자들을 양성했으며 수원 화성으로 천도하려 했다는 점에서 대통령과 닮은 점이 많다"고 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내가 어디 정조대왕에 비할 수 있겠느냐"면서 "정조에 대해 좀더 연구해 보겠다"고 했고 이후 유청장은 정조 관련 책들을 청와대로 보냈다고 한다

충분히 오해 살 만한 일이다. 일각에서는 노대통령에게 개혁 군주 정조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아첨처럼 들렸을 것이다.

▲ 역사가 오극은 당태종 통치술의 장단점을 소상하게 기록한 역사서 '정관정용'에서 "만약 군주의 행위가 부당한데도 신하가 그 허물을 바르게 간하지 않고 구차하게 아첨하여 일마다 모두 잘한다고 만 칭송한다면 군주는 어리석은 임금이 되고 신하는 아첨하는 신하가 된다.

군주가 어리석고 아첨이나 한다면 국가의 위태로움과 멸망이 멀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순자는 "내게 아첨하는 자는 나를 해칠 자"라고 했고 소크라테스는 "사냥꾼은 개로 토끼를 잡지만 아첨꾼은 칭찬으로 우둔한 자를 잡는다"고 했다. 이는 아첨에 약한 인간에게 경고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벼슬길에 오르기 위해서는 능력이나 바른말 보다는 아부와 윗사람 비위 맞추기가 우선인 때가 있었다. 조선시대를 보더라도 장원급제자 가운데 단 한명도 영의정에 오르지 못했던 점을 보면 짐작하고도 남을 법 하다. 송강 정철 만이 유일하게 좌의정까지 올랐고 왕과 절친한 어사 박문수도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이유로 정승벼슬은 달지 못하기도 한다.

▲ 지난해 직장인들은 한 설문조사에서 상사에게 아부하는 동료를 가장 싫어한다고 했다.

미디어다음이 네티즌 4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직장동료 중 가장 싫어하는 유형을 묻는 질문에 35%가 상사한데 아부하는 동료를 꼽았다고 한다.

다음으로 남의 험담을 일삼는 동료 22.7%, 잘난체하는 동료 21.3%, 혼자 일 빠지거나 먼저 퇴근하는 동료 13.6%, 사적인 전화 외출 잦은 동료 6.3%, 기타 1.1등의 순서로 조사됐다. 지금 우리 시대는 온통 거짓과 아첨과 기만으로 뒤범벅이고 허위로 치장되어 있다 할 수 있다. 이 같은 시대에 칭찬과 아첨을 구별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한다.

칭찬은 자주할수록 좋지만 아첨은 하지 않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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