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초기 교육부총리를 지냈던 한 인사는 “국민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예수가 오든, 공자가 오든 교육문제를 풀기 어렵다”며 고충의 일단을 털어놓은 적 있다.
정부 각 부처중에서도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곳이 교육부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 수장 역시 가시방석이던가. 자의든 타의든 장관의 자리는 길어야 1년이다.
정권이 바뀌거나, 교육계의 문제가 불거진다 싶으면 장관은 수시로 교체되었다.
1995년이후 현재까지 10년간 무려 14명째다. 평균수명을 논하기 조차 무의미할 만큼 교육수장은 물갈이 대상이 됐다.
▲이처럼 단명인 교육수장들이 재임중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2~3개월간 업무보고받고, 지역순방하고, 부처내 분위기를 파악하는 정도일 것이다. 정책다운 정책은커녕 괜히 이미지만 구기고 대부분 낙마하기 일쑤다.
흔히 교육을 일컬어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 사이에 그러한 믿음은 사라진 지 오래다.
조령모개(朝令暮改)식으로 자주 바뀌는 교육정책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사회적 부작용을 키워왔다. 한나라의 좌표인 교육이 흔들리는 데에는 교육수장이 너무 자주 경질되는 데에 부분적 원인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시절 각료의 빈번한 교체로 인한 폐단을 지적하면서 “교육부장관은 대통령 임기 5년과 같이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이미 물거품이 됐고, 최근 들어서는 인선과 관련해 적지않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임명한 김진표 부총리에 대해서도 ‘장고 끝 악수’라는 교육계 안팎의 비판이 거세다. 벌써부터 가시밭길이다.
바람 잘 날 없는 우리의 교육현실.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유지하면서 장수하는 교육수장의 모습은 우리에게 먼나라 얘기인가. 미국 클린턴 정부의 교육부장관이 대통령과 함께 8년을 재임했다는 사실이 경이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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