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 존폐위기..앞으로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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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2년 9개월간 중단
北 '현대 독점권 취소' 통보로 중대한 기로
북한이 지난 8일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독점권 취소를 발표하면서 남북 화해와 교류의 상징이던 금강산 관광이 존폐 위기를 맞고 있다.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는 담화에서 "이제 더는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가망도 없다"며 "우리는 현대 측과 맺은 금강산 관광에 관한 합의서에서 현대 측에 준 독점권에 관한 조항의 효력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1998년 11월 18일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남한 관광객이든 외국인 관광객이든 상관없이 현대아산에서 독점으로 사업권을 맡아왔다.

그러나 현대아산의 대북사업 파트너인 아태위가 남측을 통하는 경로는 그대로 두면서도 북측을 통하는 관광은 해외사업자에게 위임하겠다고 나서면서 현대아산의 독접점 사업 지위가 흔들리게 된 것이다.

사실 금강산 관광은 그동안 남북관계를 둘러싼 이런 저런 변수들로 인해 바람잘 날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9년과 2002년 제1,2차 연평해전, 2000년 봄 이른바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현대그룹의 경영난, 2006년 북한 핵실험 이후 대북 현금제공 사업에 대한 국내외 문제제기 등으로 위기를 겪었다.

또 1999년에는 관광객 민영미씨 억류사건으로 인해 40여일간 관광이 중단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성장을 거듭하던 금강산 관광은 2007년 10월에는 한달새 6만3천명이 금강산을 찾았고 관광 중단 직전까지 누적관광객 총 19만9천966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8년 7월11일부터 금강산 관광은 사실상 중단됐다. 관광객 고(故) 박왕자 씨가 당시 현지 군사통제구역에서 북한군 초병의 총격을 받아 사망하자 우리 정부는 관광 중단을 결정했다.

이후 약 2년 9개월간 우리 정부는 관광객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완비 등 3가지 조건이 당국간 대화를 통해 충족돼야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을 거치며 더욱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해 실마리를 풀기는 더욱 어려워보인다.

현대아산은 관광 중단으로 그동안 3천573억원의 매출 손실을 봤고 현재 금강산에는 시설 유지.관리를 위한 최소인원 16명만이 금강산이 남아있을 뿐이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우리 정부를 상대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압박함과 동시에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이 관광 재개를 위해 남북 당국간 회담 개최를 제의하는 한편으로 지난해 4월 금강산 주요시설을 몰수.동결 조치하는 등 강.온을 오가는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한 정부 당국자는 9일 "북한이 본질적 문제에 접근해 풀어나가자는 게 아니라 술수를 부리는 듯한 인상"이라며 "사업자간, 당국간 합의를 위반하는 이번 행위는 국제적으로도 자살골을 넣는 행위"라고 말했다.

정부로서는 일단 사업 당사자인 현대아산측과 협의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중국 등 국제적인 협조요청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지난해 북한이 중국인 단체관광을 시작하자 정부는 중국 측에 금강산을 관광 대상지역에서 제외하도록 협조요청을 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이 이에 수긍하면서 중국인 금강산 관광은 사실상 중단됐다.

현재로선 금강산 관광은 전반적인 남북관계의 개선이 이뤄지기 전까지 재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북한이 천안함ㆍ연평도에 대한 사과를 바탕으로 전반적인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고 우리 정부가 요구하는 금강산 재개를 위한 3대 조건을 수락한다면 금강산 관광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

정부로서도 사업의 직접적 당사자가 민간인데다 남북간 합의에 의해 시작된 사업인 만큼 조건만 성숙된다면 언제라도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가 구체적 행동으로까지 이어진다면 북한은 평양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들여보내거나 지난해 4월 동결한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시설물을 이용하려 들 수도 있다. 이 경우 관광 재개의 길은 더욱 요원해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지금까지 대화와 압박 전술을 병행하면서도 대화에 무게를 뒀다면 앞으로는 압박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다만 실제 행동이나 격렬한 비난까지 가기는 어렵고 북미관계의 진전상황에 따라 그 강도와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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