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박정희 의장 제주도 첫 방문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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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장 “제주도 발전시켜 道民 응어리 풀어 주겠다”
박 의장, 관광, 농·수 특산품 개발 적극 장려
특별담화 통해 도민들의 열렬한 환영에 감사
제주도 1시 3군으로 행정체제 검토 하다 보류
▲ 전국시·도 초도 순시차 제주로 내려온 박정희 의장(맨 오른쪽)이 1961년 9월 10일 서귀포 중문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긴 후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김영관 도지사다. <국정홍보처 발간 대한민국 정부 기록사진집 제5권>

■ 박 의장 제주도 발전에 지대한 관심표명
제주에서 하루 더 체류하기로 결정한 박 의장은 9일 오후 5시 제주도발전에 대한 소신을 밝힐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하고 다음 날인 10일 오전으로 연기했다.

 

서귀포관광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박 의장 대신 원충연 의장대변인겸 공보실장이 나섰는데 나를 비롯해 장경순 농림부장관, 김종필 중앙정보부장, 장경수제주계엄사무소장이 배석했다.

 

박 의장은 원 대변인을 통해 제주도발전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도내 산업진흥 및 관광개발 등 제반시책에 대해 강력히 구현할 방침임을 전했다.

 

박 의장은 특히 수산자원의 개발, 특산물 생산의 장려, 관광사업의 발전을 언급하면서 혁명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시책으로 제주발전에 주력할 것임을 다짐했다.

 

원 대변인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관광사업의 진흥과 감귤과 신서란의 생산장려를 말하면서 감귤은 국내시장을 독점케 하고 신서란을 이용한 섬유공장을 제주에 설치하는 것을 박 의장이 구상중임을 시사했다.

 

또 수산자원개발은 전도유망하고 무진장한 보고를 개발하겠다. 서귀포항에 방파제를 건축하고 제빙공장을 설치해 원양어업기지로 하고 천초와 미역 증식을 장려하는 한편 1000만원을 정부에서 보조해 영세어민을 위해 공영어선을 건조중에 있음을 설명했다.

 

관광개발에 대해서도 절대 유망함을 강조하고 우선 도로포장의 중요성에 착한해 정부는 그 현실방안을 구상중에 있으며 교통수단의 확충과 수도시설에 유의해 앞으로 지속적인 뒷받침을 할 것이라는 박 의장의 약속을 전했다.

 

박 의장이 제주도에 체류하면서 제주개발의 필요성과 발전가능성을 직접 느낀 총체적인 결과를 원충연 대변인을 통해 도민들에게 전했던 것이다.

■ 박 의장, 2박3일의 제주휴식을 마치고 귀경
5.16이후 처음으로 긴 휴식을 제주도에서 가진 박 의장은 월요일인 11일 오전 서울로 귀임하기 위해 다시 제주시로 이동했다.
그리고 박 의장은 도지사 공관에서 점심을 들고 떠나겠다고 내게 전했다.

 

제주도에 체류하면서 4번이나 공관에서 식사를 하게 된 셈이다. 대통령이 같은 장소에서 식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례적인 일이었고 제주도에서만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박 의장이 나와 내 가족과의 인연이 깊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볼 때 나는 제주도지사를 하면서 박 의장과 더 두터운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가 도지사를 혁명정부에서 민정으로 이양되기 전까지 2년 7개월여간 유지한 것도 그렇고 도지사 재임중 소장으로 진급했는데 박 의장께서 제주도에 내려왔을 때 직접 계급장을 달아주었는데 내가 유일했다.

 

또 내가 해군에 원대복귀한 후 중장으로 진급해 해군참모총장을 하고 총장임기 마치고 1년 연장하면서 해군 최초의 대장으로 진급한 것도 그렇고 나로서는 박 의장에게 말할 수 없는 은덕을 입었는데 제주도지사를 하면서 신임을 얻은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박 의장은 나를 아껴 주셨고 제주도를 아끼고 사랑해주셨는데 지금도 감사할 따름이다.

 

제주도를 떠나면서 박의장은 내게 제주도민의 한인 4.3에 대해 여러 번 얘기했다.

 

박 의장은 내게 모든 일이 제주도민을 위해 하는 일이지만 특히 4.3이재민 원주지 복귀사업은 반드시 잘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의장은 4.3당시 군인들에게 제주도민들이 고통 많이 받았다. 그것을 혁명정부가 제주도를 많이 개발시켜서 도민들의 가슴의 응어리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나 역시 전적으로 공감했다.

 

박 의장은 또 내게 제주도지사로서 지금 하는 일들을 자신 있게 해라. 어떤 정부가 와도 해야 할 일이고 언젠가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일들이라고 나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9월8일 오전 11시 제주도에 도착해 9월11일 오후 제주도를 떠나기 까지 75시간여동안 제주도에 체류했는데 5.16이후 가진 첫 휴식이자 가장 긴 휴식이었다.

■ 박 의장 이도후 특별담화
나는 박 의장이 제주도를 떠난 후 특별담화를 통해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의 제주순시에 열렬히 환영해준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나는 박 의장 내도날짜를 사전에 알려드리지 못하고 도착시간 바로 전에야 공개하게 된 것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나는 이어 박 의장이 제주체류일정을 변경해 하루 더 연장한 것은 박 의장이 제주도의 산업 경제 문화 교통 관광 등 전 분야에 깊은 관심을 보인 배려임을 알렸다.

 

박 의장이 제주도가 과거 정부로부터 버림받아온 사실에 대해서는 아주 가슴 아파했다는 점도 도민들에게 소개했다.

 

나는 지금도 박 의장이 제주도를 둘러보신 후 제주도를 지역사회개발의 모델로 삼았고 제주도의 개발과 발전 사례를 전국적으로 알려 다른 지역에 자극을 주려 했던 것으로 확신한다.

 

이렇게 박 의장이 제주도를 방문한 이후 제주도 개발에 대한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내가 요구한 사업들이 다른 부처에서 제동이 걸리거나 방해를 받는 일이 없었다.

 

모두가 박 의장이 나서는데 어느 부처의 장관도 반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 제주도 행정체제개편 검토..1시 3군
박 의장이 제주도를 떠난 후 제주도의 행정체제 개편하는 문제가 이슈가 됐다.

 

당시 혁명정부가 불합리한 행정구역에 대한 개편을 검토해 보고하라는 특별지시에 따라 1시 2군 체제를 1시 3군 체제로 개편하자는 여론이 일었기 때문이다.

 

북제주군 행정구역심의위원회는 9월12일 남.북군 행정체제는 일제강점기 때인 1914년 이래로 유지되고 있었는데 주민편의를 위해 동.서군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즉 조천 구좌 성산 표선을 동제주군으로, 한림, 한경 추자, 대정을 서제주군으로, 안덕 중문 서귀 남원을 남제주군으로, 애월을 제주시로 편입하는 1시3군안을 내게 제시했다.

 

나는 제주도행정구역심위원회를 소집해 문종철 제주대학장을 부위원장으로 삼아 비밀리에 논의를 했으나 주민편의를 위해 개편이 필요하지만 도민간 화합을 위해선 현행체제를 유지해야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여서 1시3군안은 더 검토하자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

 

지역간 이해관계가 깊어 파급력이 큰 사안이었던 만큼 절대 비공개를 유지했다.

 

당시 나는 한라산 횡단도로 포장개통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예 제주시, 서귀포시 2시 체제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되면서 제주시와 서귀포시 2시체제로 전환됐는데 이것이 나는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정리=강영진 정치부장>yjkang@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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