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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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0세인 김완백 할머니는 제주산업정보대학을 졸업, 전문학사학위를 받고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한다.

방송통신대학 교육학과 3학년으로 편입해 더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 한다.

동려야간학교에서 중.고교 과정을 마치고 검정고시를 통과해 대학에 진학했던 김 할머니.

어려운 형편으로 젊은 시절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뒤늦게 시작한 공부라 한다.

70세를 ‘고희’(古稀)라 하는 데, 그 학업의 길이 어디까지 달성할 것인지 기대와 조바심이 함께 난다.

▲이백(李白)과 더불어 당나라 시단의 쌍벽을 이룬 두보(杜甫)는 나이 47세가 되어서야 겨우 좌습유(左拾遺)라는 벼슬자리에 앉아 보았다.

그러나 부패한 관료사회에 실망한 나머지 답답한 가슴을 달래기 위해 술이나 마시면서 곡강(曲江)에 나가 시간을 보냈다.

이 곡강에서 1년간 머물며 몇 편의 시를 남겼는데, ‘곡강’이란 칠언율시(七言律詩) 두 편도 그때 지은 것이다.

‘고희’란 말은 두보가 이 시에 쓰면서 유명해졌다.

▲그 내용은 대강 이런 뜻이다.

“…내가 가는 술집마다 외상값이 밀려있지만,(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느냐) 사람은 70을 살기가 어렵다고한다(인생칠십고래희 人生七十古來稀) .…(우리 자연과 함께 흘러 가면서) 서로 위로하며 상춘의 기쁨을 나누자”

두보가 ‘고희’란 말을 처음 쓴 것이 아니라고도 한다.

항간에 전해 내려오는 말을 그가 시에 옮긴 것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두보 자신도 59세로 생을 마감했고 그의 시로 인해 그 의미도 깊어졌다.

▲70세를 ‘종심’(從心)이라고도 한다.

공자(孔子)말씀에 “칠십이종심소욕(七十而從心所欲)하되 불유구(不踰矩)라” 한데서 유래한다.

70세에는 마음 먹은대로 행동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흔히“나이 70이면 한 발을 무덤 속에 두고 산다”고 한다.

그러나 김 할머니의 종심소욕(從心所欲)하는 학업의 길에는 어떠한 두려움도 난관도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하는 김 할머니의 말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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