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존립… 신입생 유치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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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생모집책’ 전락 사립대 교수
도내 한 사립대학 모 교수는 입시철만 다가오면 자괴감을 수없이 느끼곤 한다.
자신의 직업이 관련학문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수가 아니라 ‘신입생 모집책’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고교 방문은 물론이고 도내 학생 수가 부족해지면서 신입생 모집을 위해 다른 지방 연고지에 출장을 가기 일쑤다.

실제로 도내 일부 사립대 교수들이 연구는 뒷전인 채 학생모집을 위해 학교와 학과 홍보활동에 매달리고 있다.

특히 전문대 비인기학과 교수들의 경우 정원미달은 폐과로 이어질 수 있어 학생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적으로 대학모집 총 정원보다 지원자 수가 줄어든 학생 수 부족 현상을 겪는 가운데 제주지역은 이미 지난해부터 정원 역전 현상이 나타나 심각한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사립대 교수들도 하나 둘씩 대학을 떠나거나 좀더 건실한 대학으로 옮기고 있다.

사립대의 모 교수는 “박봉에다 학생 모집에 따른 스트레스에 시달려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동료 교수들이 적지않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교수는 “입시철만 되면 도내 일부 고교 교무실 입구에 ‘대학교수 출입 금지’라는 팻말이 걸리곤 했다”며 “마치 잡상인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심한 자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 전문대 생존 ‘발등의 불’
전문대는 신입생 정원 채우기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2003학년도 제주지역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 수가 사상 최저인 7700여 명으로 수험생 수보다 대학 입학정원이 900여 명 많은 대입정원 역전 현상이 빚어졌다.

더욱이 지난해 전문대만 797명의 미충원 인원이 발생했다.

지난해 도내 전문대의 정원 미충원 대량 사태는 수능응시자가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수능응시자가 더 줄어 전문대 간 피말리는 경쟁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여기에 사이버대학까지 증가하면서 전문대 자원을 빼앗아 가고 있어 초긴장 상태에 빠져 있다.

물론 도내 전문대별로 편차를 보여 지원이 몰리는 대학은 정원을 채우겠지만 비인기 전문대의 비인기 학과는 정원의 절반도 못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도내 3개 전문대들이 대학마다 특성화로 승부하기 보다는 관광과 IT 관련 학과 등 취업에 유리한 학과만 앞다퉈 개설하면서 예견됐던 결과다.

▲ 재정난 압박
대부분의 사립 대학들은 현재 등록금 의존율이 60~70%를 상회하고 있고 재단 전입금 비율은 5%에 불과해 학생 수 부족은 곧바로 대학 재정운영에 심각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방전문대는 학생 모집난이 가중되고 재정악화로 이어질 경우 지방 4년제 대학보다 먼저 무너질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학생들의 편입학 성향으로 볼 때 지방전문대가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전문대 관계자는 “비인기 학과와 비인기 학교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며 “사정이 이렇다보니 인기학과 중심으로 대학마다 학과들이 겹치는 등 난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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