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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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표현을 흔히 들었을 것이다. 이는 스포츠 경기에서 뿐만 아니라 삶의 많은 부분에서도 잘 들어맞는 듯 하다. 수비만 하고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오렌지의 수입에 따라 귤이 잘 안팔리기 때문에 오렌지 수입에서 얻은 관세를 감귤산업에 넣어야 한다던지 인터넷과 같은 전자상거래나 통신판매로 인하여 지역상권이 붕괴되기 때문에 통신판매를 하지말자고 플랭카드를 걸어놓는다거나 서귀포에 들어서게 될 이마트(E-Mart) 때문에 붕괴될 지역상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조치를 취하자고 하는 것은 일련의 ‘수비 전략’으로 보인다.

수비 전략은 현실안주에서 나온다. 그간 유지해온 지역상권을 그대로 유지하고픈 생각, 그리고 그간 귤 팔아서 잘 살았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픈 생각 때문에 수비 전략이 나올 것이다. 이것은 인간적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세상이 그렇지 않다. 산업혁명기에,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은 기계를 몰아내고 싶었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고 정보산업의 혁명에 따라 거리로 내몰리는 관리직도 컴퓨터 혁명을 막아보고 싶었겠지만 세상의 상황을 바꿀 수는 없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증권시장이 활성화되면 금융권에 있던 돈이 하루사이에 증권시장으로 옮겨가고 또 지가가 상승하면 증권시장의 돈은 다시 땅투기로 몰려간다. 재정경제부에서 매일매일 고지하는 금리에 따라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돈이 매일매일 이리저리로 옮겨 다닌다.

또 어떤 산업이 돈벌이가 잘 된다면 다른 산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모두 직장을 버리고 새로운 산업으로 뛰어든다. 하루도 쉬지 못하고 세상의 변화에 자신을 맞추어 변신을 꾀한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무한경쟁’의 사회일 것이다.

공격의 전략이 나오지 않는 것은 지도층과 지식층이 안일하기 때문이다. 일반인과 노년기에 접어든 어르신들에게 세상이 바뀌고 있으므로 이에 맞추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러나 30-50세의 젊은층은 달라진 세상에 맞추어 바뀌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 사회의 지도층은 이러한 변화를 유도할 의무가 있다.

고위공무원, 정치인, 교수, 교사, 종교인 이런 사람들은 그런 의무가 있다. 그런데 열심히 공부해서 공무원이 되고나면 또 교사나 교수가 되고나면 이제 인생을 즐기려고만 한다면 이는 지도층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다. 감귤산업이 내리막으로 내려가기 전에, 지역상권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지역산업을 발전시킬 공격적인 전략을 창출할 의무가 이들에게 있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부응할 지역인재를 양성하고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안주할 시간이 없다.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 도의 인구가 적다. 2차 산업이 적다. 물류가 어렵다. 도세가 약하다. 등등 부정적인 이유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세상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BBC도 보고 CNN도 보고 Time지와 Newsweek지도 봐야한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낸 아이디어가 무슨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가 되겠는가?

최소한 내가 그렇게 하지 못하면 자라나는 어린 제주인이라도 그렇게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선생이 모르고서 학생을 가르칠 수는 없다.

사회는 너무도 빨리 바뀌어서 조금 쉬려고 서 있으면 사실상 그 순간부터 퇴보이다. 우리나라의 상황만 살펴봐도 그렇다. 지난 30년간 연평균 8%의 경제성장을 해 왔기 때문에 그대로 앉아 있으면 상대적으로 매년 10%씩 재산이 줄어들어왔던 것이 지난 30년의 상황이다. 이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공격적인 전략이 없다면 그때는 수비라도 해야 할 것이다. 아전인수의 전략이라도 이때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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