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매
사랑의 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옛날에 한 선비가 있었다. 각고의 노력끝에 장원급제를 해 금의환향하는 길이었다. 고향에 다다르자 선비는 갑자기 말에서 내리더니 숲으로 들어갔다.

선비는 싸리나무에 대고 “이 싸리나무 회초리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오늘의 내가 있었겠는가?”라며 큰절을 올렸다고 한다.

옛날 서당의 훈장이 물푸레나무나 싸리나무의 회초리로 제자들의 과오나 게으름을 다스렸다는 내용에서 나온 이야기 한토막이다.

회초리는 옛부터 내려오는 대표적인 체벌로 서당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잘잘못을 일깨워주는 교육적인 기능을 해왔다. 가까이는 몇해전까지 학부모들이 대나무나 싸리로 만든 ‘사랑의 매’를 학교나 교육청에 전달하는 일들이 있었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결의는 학교를 신뢰하고 가정에서도 자녀교육의 모범을 보이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사회적으로 좋은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 한 ‘기러기 아빠’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유학중인 16세의 아들에게 회초리로 ‘사랑의 매’를 때리다 캐나다 법원에 기소된 사건이 있었다.

밴쿠버를 방문해 자녀의 학업을 점검하던 아빠가 수업을 빼먹고 늦게 귀가하는 아들에게 회초리가 부러질 정도로 매를 들었다고 한다. 학교 당국이 경찰에 신고해 ‘기러기 아빠’는 유죄판결을 받았다. “사랑의 매는 한국 가정의 전통적인 교육방식”이라는 ‘기러기 아빠’의 주장은 문화장벽을 절실하게 실감해야 했을 뿐이다. 이제 우리의 전통교육방식인 ‘사랑의 매’가 세계적으로 도전받고 있음을 시사해주는 사건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랑의 매’가 무조건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체벌에 관한 규정’이 그것이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심의하는 이 규정에서 ‘매에 의한 체벌’ 조항을 보면 때리는 횟수.부위 등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체벌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그리스.로마시대부터 체벌이 교육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믿어왔으며 체벌도구로 회초리가 널리 사용됐었다. 20세기에 이르러 체벌에 대한 비판.반대론이 일반화되면서 캐나다처럼 많은 나라에서 법률적으로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체벌 타당론과 체벌 불가론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그래도 때려야 한다면 때리기 전에 아이에게 왜 맞아야 하는지 이유를 말해주고, 몇 대를 맞을 것인지 정해 놓고 때리라고 교육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왜냐하면 ‘화풀이 성 매’가 아니라 ‘사랑의 매’라는 것을 때리는 부모나 맞는 아이가 확실하게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