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은 약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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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배가 아프면 우리 어머니들이 아이를 방바닥에 눕혀놓고 따뜻한 손으로 배를 문지르며 이렇게 노래하셨다. “엄마 손이 약손이다/엄마 손이 범의 털손이다/똥줄기로 쑥쑥 내려가거라.” 몇 번이고 반복해서 구수하고 따뜻한 목소리를 배를 매만지다 보면 어느새 아픈 배는 거짓말처럼 씻은 듯이 나았고 그 소리는 자장가가 돼 잠이 들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엄마 손’의 놀라운 약효를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도대체 엄마 손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기에 이 같은 놀라운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약보다 먼저인 엄마 손의 치료효과는 과학적인 견지에서 근거가 있다. 우선 이것은 위약효과(플라시보 효과)에 기인한다. 약 모양으로 만든 비스킷을 복통에 듣는 영약으로 알고 먹은 사람이 아픔이 없어지는 일이 많다. 약이 실제적인 효과도 없어도 ‘그 약을 억으면 나을 것이라는 믿음’때문에 고통이 사라지는 것이다. 흔히 아이들은 어른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특히 자신을 늘 보호해 주는 어머니는 아이들이 가장 믿고 따르는 대상이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당연히 엄마 손이 고통을 없애줄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이것이 배앓이를 멎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배가 아픈 것은 낮에 찬 것을 너무 많이 먹었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럴 때 따뜻한 손으로 아이의 배 부위를 쓰다듬는 것은 실질적인 치료 효과를 발휘한다. 엄마 손의 온기가 아이의 차가운 배에 전달되면 배 속이 안정돼 배앓이도 함께 치료되는 것이다.

보통 한의학에서는 위와 장이 약한 사람들에게 배 부위를 둥글게 마사지하는 운동을 권한다. 배를 쓰다듬어 주면 자연스럽게 내장이 자극돼 장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배의 통증이 사라지게 된다.

▲‘아픈 데는 감싸누르고, 시린 데는 문지르고, 저린데는 주무르면 된다’ 이런 재래 치료법을 체계화한 ‘약손법’이 차츰 인기를 끌며 보급되고 있다. ‘약손요법’은 우리 고유의 약손 정신을 바탕으로 건강기공의 원칙과 방식, 맨손 경락 이론 등을 결합한 한국식 맨손 건강요법이다. 효과로는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의 몸을 덮어주고 감싸주고 잡아주는 사랑의 손길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 유연성을 높이고 생명력 회복을 위한 깊은 휴식을 체험케 한다.

최근 가정 단위로 약손을 배워 서로 약손을 나누는 가정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몸의 편안함과 정서의 안정감을 함께 얻을 수 있는 훌륭한 가정요법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친밀감을 담은 약손의 충분한 신체 접촉 속에서 자라난다면 사회적인 물의를 빚는 폭력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지 않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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