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과 생체에서 호르몬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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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9일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엔 탄성과 희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엔 탄식과 절망, 관중과 전 세계 축구팬에게는 미소와 찬탄을 리오넬 메시는 선물했다. 그러나, 그는 호르몬 이상으로 13세 때 키가 141 cm에 불과해 벼룩으로 불렸다. 과연 호르몬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호르몬의 힘으로 사랑하고, 이의 힘으로 정신력을 발휘하고, 이의 힘으로 성공을 손에 넣는다.’ 이렇게 표현하면 너무 과장된 것일까?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서는 인간다운 감정이나 마음의 움직임조차 호르몬이라는 열쇠로 풀려고 한다.

호르몬이라는 말은 평소에 많이 들어왔지만, 정작 호르몬의 정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호르몬이란 ‘자극하다, 일깨우다’라는 의미를 가진 그리스어로 정신과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인체의 구석구석에 정보를 전달하고 자극하는 화학물질이다. 환언하면 신체의 건전한 항상성(恒常性), 이른바 호메오스타시스(homeostasis)를 유지하기 위해 활동하는 물질이다.

모든 호르몬은 ‘생체의 항상성을 유지하여 심신의 최고 상태를 지킨다’는 호르몬 법칙에 따라 작용한다. 다양한 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하나가 되어 훌륭한 하모니를 이루며 연주해 내듯이 개개의 호르몬은 생체의 생명이라는 조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작용한다.

올바른 지식만 있으면 호르몬은 통제할 수 있다. 호르몬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의 호르몬 타입을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된다. 이는 호르몬 경향으로 도파민을 분비하기 쉬운 형, 또는 갑상선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형 등을 가르킨다.

최근에는 삶의 질(quality of life; QOL)에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노령 인구가 증가할수록 성호르몬이 저하된 뒤의 새로운 인생을 어떻게 영위할 것인지는 중요한 화두이다. 그런 의미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과정에서 열쇠를 쥐고 있는 것도 호르몬이다.

인간의 근육은 호르몬이 만든다. 우리가 먹는 콩이나 고기 등에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은 체내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며, 그 다음부터는 호르몬의 힘이 필요해진다. 즉, 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몸에 사용되기 쉬운 단백질로 바뀌고 필요한 근육으로 저장된다. 이 과정에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성장호르몬, 남성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부신피질 호르몬 등이다. 이 호르몬들이 일치단결하여 근육을 만든다.

도파민(dopamin)이 분비되지 않으면 우리의 마음에 애정이라는 것이 애초에 생겨나지 않게 된다. 뇌에서 합성되는 화학물질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도파민이다. 이의 작용은 ‘감동의 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도파민을 ‘사랑과 창조의 호르몬’이라고 부를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을 하고, 멋진 감동과 쾌감을 느끼고, 지적인 희열에 잠기는 것은 도파민 덕분이다. 그 정체는 우리 자신이 만들어내는 강력한 각성제이다.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은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 콩깍지를 씌우는 신비의 작용을 하는 호르몬이다. 그리고, 옥시토신(oxytocin)은 페닐에틸아민이 씌운 콩깍지를 벗겨내고 사랑을 무르익게 한다. 즉, 옥시토신은 사랑과 신뢰, 사회적 결속을 높여주기 때문에 ‘사랑의 묘약’이라고도 한다.
<변종철.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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