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 떠도는 제주유채꽃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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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제주를 대표하는 각종 축제들이 날씨에 속수무책인 채 ‘된서리’를 맞았다.

지난 2월의 정월대보름 들불축제가 막바지 기습한파로 축제 결정체인 오름불놓기를 완성하지 못했고 지난달 말 열린 제주왕벚꽃축제 역시 이상기후와 개화시기가 늦어지면서 관람객들은 앙상한 가지만 감상해야 했다.

지난 9~10일 이틀간 열린 제23회 제주유채꽃잔치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해발 430m 고지대에 조성된 축제장은 짙은 안개와 강풍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로 ‘노란 유채 물결의 향연’을 기대했던 관람객들에게 큰 아쉬움을 안겼다.

그런데 유채꽃잔치는 행사장을 찾는 과정에서부터 여느 축제와는 이질적인 느낌이 든다.

제주축제의 대표주자임을 자임하면서도 매년 행사장소를 옮김으로써 축제의 주인격인 관람객들에게 혼선을 안겨준다는 점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는 대부분의 축제가 개최시기와 장소를 고정화하는 추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제주지역만 하더라도 북제주군의 정월대보름 들불축제가 그러하고, 서귀포시의 칠십리축제, 제주시의 왕벚꽃축제 등도 이와 다름없다.

이들 축제는 모두 10년 안팎의 연륜이 쌓이면서 주무대와 주차장, 전기.수도시설, 화장실 등 기반시설을 상당부분 확보한 상태다.

여기다 필요한 부지나 시설 확충을 위해 해마다 추가예산을 투입함으로써 축제의 연속성에 대비해오고 있다.

하지만 유독 유채꽃잔치는 옛 관행을 답습한 채 도내 4개 시.군이 돌아가며 개최하는 ‘야릇한 축제’로 자리매김해 적지않은 문제점을 노정시키고 있다.

순환 개최가 그만한 타당성이 있는가 알아보니 그 것도 아니다. 공무원들조차 불합리성과 모순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댄다.

예컨대 해당 지자체는 매번 대단위의 적절한 장소를 선정하는데 적지 않은 행정력을 소비한다.

장소가 정해지더라도 한 번의 행사를 위해 매년 주차장 등 각종 기반시설 조성에만 최소 억 단위의 예산을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와 이 역시 간과할 없는 사항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번 장소와 여건이 바뀌기 때문에 특성화와 차별화를 꾀해야할 축제 프로그램들이 ‘거기서 거기’라는 점이다.

때문에 성공축제의 척도라 할 수 있는 관광객들이 축제장을 찾는데서부터 혼선을 초래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동일성격의 축제이면서도 전국적으로 떠오르는 충북 청원군의 ‘제2회 유채꽃축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난해에 이어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무려 25만평 규모로 유채꽃밭을 조성해 전국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400년 전통을 이어온 이탈리아의 ‘빛의 대축제’ 모방해 수십만개의 조명으로 수놓는 환성적인 야간페스티벌도 연출했다.

이종격투기와 유채꽃패션쇼, 생태체험관 등 흥미로운 볼거리도 가득하다. 축제기간도 오는 23일부터 무려 23일간 지속된다.

서울에서 2시간밖에 안 걸리고 중부지방을 아우르는 곳이어서 경쟁력을 볼때 제주의 유채꽃잔치와 한참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 참에 제주유채꽃잔치도 제주를 상징하고 대표할 수 있는 축제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집중 육성할 수 있는 효율적인 개선안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쟁력 있는 관광상품으로 뿌리내리기 위해 제주도와 4개 시.군이 머리를 맞대 공동의 지혜를 발휘할 때다.

성공축제는 양적인 팽창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느냐는 독특성을 지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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