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박정희 의장 두 번째 제주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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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의장, 송당목장 부실 문제 점검차 재방문
목장 창업자 밴플리트 前미8군 사령관 동행해
“동양 제일 경제 목장으로 육성 계획 마련”지시
수산업센터·원양어업 종합기지화 의지 피력

▲ 1962년 5월24일 박정희 최고회의의장이 제주도를 두 번째 방문했다. 또 당시 밴플리트 전 미8군사령관이 박의장과 함께 동행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사진은 송당목장 운영 실태 조사차 내도한 밴플리트 사령관(왼쪽)과 김영관 지사(오른쪽).
<차안에서 이뤄진 도정 브리핑>
나는 박 의장이 국립 제주(송당)목장을 시찰하기 위해 제주도를 두 번째 방문한다는 사실을 바로 언론에 알렸다.

 

박 의장의 방문은 이승만 전 대통령 때 건립된 송당목장 문제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현장시찰이 목적이었다.

 

박 의장은 5월15일에 있었던 농림부 업무 보고시 제주도의 송당목장 운영 부실문제가 제기되자 최고회의측에 그 원인을 조사해서 보고할 것을 지시한 뒤 직접 현장을 살펴보고자 내도한 것이다.

 

박 의장의 제주도 방문에는 밴플리트 전 미8군사령관이 함께 동행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밴플리트 장군은 송당목장의 사실상 창업자였는데 마침 미국 실업인단을 이끌고 한국에 체류중이었다.

 

국립 송당목장은 1956년 6월 한미재단 후원으로 건립이 시작돼 1957년 10월말 1차로 준공된 것이었는데 밴플리트 장군이 당시 한미재단 이사장이었던 것이다.

 

밴플리트 장군은 1957년 3월 제주도를 직접 방문해 목장 후보지를 돌아보고 송당 지역을 목장지로 선정했으며 4월2일에는 최영희 제2군사령관과 미국인 수의사 스틴스와 함께 송당 일대를 돌아보며 목장 설계를 구상했었다.

 

송당목장은 국내 최초의 대단위 육우목장(3백만평)으로 밴플리트 장군의 고향인 플로리다 주에서 소를 들여와 사육이 시작됐다.

 

그러나 1960년 송당목장에 사육중인 소들에게서 부르셀라 병이 발병하는 등 송당목장의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당시 국회에서는 폐쇄를 주장하고 있었다.

 

박 의장은 제주비행장에 환영 나온 제주도민들에게 만면에 웃을 띠며 일일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는 화환을 건낸 신성학원 여학생과 환영 나온 어린이들에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격려했다.

 

박 의장 일행은 제주비행장에서 곧바로 구좌읍에 있는 송당목장으로 갔다.

 

유병현 최고위원, 김유택 고문, 장경순 농림부장관, 이후락 공보실장, 김용태 중앙정보부장 고문 등을 데리고 온 박 의장은 목장에 도착했다.

 

나는 박 의장과 동승한 차안에서 도정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박 의장의 제주 체류일정상 시간을 쪼개서 최대한 도정 운영의 방향을 보고하고 박 의장의 지원과 관심을 이끌어 내야 했다.

 

박 의장은 브리핑을 받은 후 한천교와 제주비행장 간 포장공사를 실시할 것을 당부 하며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박 의장은 또 도민들의 재건의식이 왕성한 모습을 보니 기쁘다면서 제주도 일주도로 포장공사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박 의장은 빠른 시일 내에 일주도로 포장 공사가 추진되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또 제주도의 영농과 축산자금의 상황에 관심을 나타내며 외래유의 금수조치가 실시될 예정이니까 제주도의 유채종자 매상계획을 잘 세우고 제유 능력을 높일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박 의장과 밴플리트 장군은 제주도의 지하수개발과 도로포장공사가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크게 놀라면서 관광제주의 꿈은 이제 실현되려고 있다고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밴플리트 장군도 내게 제주도는 미국의 하와이 같이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하와이를 성공모델로 삼았으면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박 의장은 횡단도로 포장공사 현장과 제주목장을 방문한 이후 내게 “사업추진에 있어서 모자란 점은 정부에서 얼마든지 뒷받침할 테니 도민들은 향토개발에 더욱 분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긴급하게 마련된 점심식사>
박 의장 일행이 오전에 제주도에 도착해 송당목장을 방문하게 되자 나는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점심 식사 준비였다.

 

송당목장이 위치한 곳이 구좌읍 중산간이고 식당이 있는 지역이 아니어서 제주시에서 전부 준비해서 현장에서 해결해야할 상황이었다.

 

특정한 식당에게 맡기기도 어려운 상황이서 나는 또 안사람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급하게 준비를 부탁했다.

 

내 아내는 박 의장이 제주에 내려온다는 소식과 점심식사를 준비해 달라는 내 부탁을 받자마자 바로 송당목장으로 달려가 현지 상황을 점검했다.

 

그리고는 제주시 도지사 관저에서 준비해할 것들과 송당목장 현지에서 직접 준비해야 할 것을 나눠서 일을 처리했다.

 

특히 밴플리트 장군을 위해 별도로 양식을 함께 준비해야 해서 그날의 점심은 한식과 양식 두 가지 메뉴가 제공됐다.

 

식탁에서부터 앉을 의자 모두 송당목장 현장으로 날라야 했고 현장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먹을 음식 준비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도 안사람과 도청 간부진들의 아내들이 힘을 모아 식사를 준비한 덕에 소홀하지 않게 박 의장 일행의 점심식사를 마련할 수 있었다.

 

밴플리트 장군은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제공하자 놀라면서 “아니 이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니”하며 “매우 특별한 아이스크림이다”라고 기뻐했다.


<박의장"도민 인상 밝아 흡족">
박 의장은 7시간 가량 제주도에 체류하면서 “제주도민들의 인상이 매우 밝아졌다”며 기뻐했다.

 

박 의장은 “도민들의 재건의욕이 왕성하며 횡단도로 포장공사는 물론 관광개발이 활발하게 전개돼서 그 발전상을 매우 기쁘게 느꼈다”고 제주방문 소회를 전했다.

 

박 의장은 “정부는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제주도 개발을 뒷받침 하겠다”고 약속하며 이날 오후 4시 45분께 제주도를 떠났다. 떠나기에 앞서 박 의장은 이후락 공보실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개발의 의지도 강조했다.

 

박 의장은 송당목장의 경영문제에 대해 간략하게 진단했다.

 

과거 위정자가 제주목장을 단순히 관광 휴양처로 생각하는 바람에 운영에 어려움이 생겼다는 것이다.

 

박 의장은 국립 제주목장을 동양 제일의 경제목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장은 또 제주도 수산업육성에 대해서도 “현재 교섭 중인 이탈리아와의 1만달러 규모의 차관교섭이 잘 되면 제일 먼저 제주도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제주도를 한국의 수산업 센터, 원양어업 종합기지화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박 의장은 이어 “제주도는 비록 지리적으로 섬이나 정치적, 경제적, 정신적으로 본토와 뒤떨어지게 해선 안된다”며 “도 전체가 관광지라는 귀중한 가치를 살리기 위해 정부는 관심을 갖고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또 “김영관 지사가 세운 관광지개발계획을 추진하는 첫 걸음이 한라산 횡단도로 공사이며 재일교포가 제주관광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환영한다”고 민간 투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관뿐만 아니라 민간의 자본 투입이 있어야 제주개발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리=강영진 정치부장
yjkang@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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