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유도시 제주 외교전쟁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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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한국과 중국의 언론 교류증진을 위하고 '종전 60년 동북아 정세와 한.중 협력'을 주제로한 한.중 기자협회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6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 왔다.

출국 전 일본 지방정부의 '다케시마의 날' 선포,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 등으로 한반도가 들끓고 있었다.

한국기자협회 대표단은 수화지(邵華澤) 중화전국신문공작협회장(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 일본의 교과서 왜곡 등 일본 내 일각에서 벌어지는 극우적 행태에 우려를 표명하고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한.중 기자협회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 주석은 "중국 정부나 언론 역시 일본의 역사왜곡에 엄정한 항의를 보내고 사설 등을 통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양국 기자협회의 공동 성명 채택에 대해서 중국측이 난감한 입장을 보이자 이를 보류한 채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에 대해 공통된 인식을 재확인하고 양국 언론 교류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선에서 매듭 지었다.

한.중기자협회 세미나에서 중국측 발제자인 하남일보 숭지버(熊志波) 편집부국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동북아 지역은 전쟁, 충돌, 대립 및 상호 불신 등을 겪어 왔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서 동북아 지역은 상호합작, 경제 번영의 길로 나가고 있다"고 말하며 양국 언론은 경제문제를 민족, 정치 문제와 연계시키는 것은 문제해결에 불리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측 발제자인 채삼석 연합뉴스 지방국 부장은 "패전 60주년을 맞아 일본의 패권주의가 자리잡고 있다"며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에 대해서는 한.중이 공동 대응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양국 기자협회는 이번 교류기간 내에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에 대해서는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지만 대응방안에 있어 한국측은 약간의 공세적인 반면 중국측은 '만만디' 기질을 보였다.

일본역사문제와 관련해서 중국 전통의 이이제이(以夷制夷)격인 이한제일(以韓制日)을 엿볼 수 있었다.

중국의 이런 분위기는 북경대학교 신문홍보학과 학생들과 가진 토론회에서 한 여학생의 발언에서도 감지 할 수 있었다.

"중국인들은 일본의 역사 왜곡문제와 관련한 한국인들의 분노에 탄복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은 경제발전을 계속해야 하는 과제가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대응은 좀 더 신중해야 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 이어 러시아를 상대로 역사왜곡, 영토분쟁 등을 지속적으로 일으키고 있어 한.중은 자연스레 동질감을 갖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한 발 빼고 보면 중국 역시 지난해 고구려사 왜곡사태를 불러 일으켰던 동북공정(東北工程)이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미-일동맹 강화와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 등으로 인해 한.미.중.일은 외교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얼키설키의 외교전쟁은 지방정부의 외자와 관광객 유치에 분명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는 제주 역시 외자유치를 위한 다양한 루트를 개척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분쟁은 분명 악재일 수 밖에 없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야 할 제주도 입장에서는 반일감정 또한 여간 곤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 처지이다.

한.일 수교 40년을 맞아 올해 설정한 '한.일 우정의 해'가 역사 왜곡문제로 퇴색되고 있고 수교 13년째를 맞은 중국과는 최대 교역 대상국, 투자대상국으로 발돋움했지만 여전히 지켜봐야 할 상대이다.

동북아 시대의 거점도시를 목표로 하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외교분쟁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비켜 갈 지방정부 차원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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