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마인드로 쏘아올린 상권 부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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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 정육점+식당 '원스톱 요리' 시작한 임연수 학사식당 사장
▲ 임연수 사장.

파리 날리던 제주시 서문재래시장에 얼마 전부터 생기가 돌고 있으니, 진앙은 정육점과 음식점이다. 서문시장 내 정육점 3곳과 식당 8곳이 참여, ‘원스톱 고기요리’ 서비스를 제공해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서문시장의 이 같은 짜릿한 반전의 물꼬를 튼 주인공은 서문시장 상인회 부녀회장인 임연수 학사식당 사장(61.여).

 

제주시 용담1동 5통장을 맡고 있는 임 사장은 지난해 8월 강원도 한우마을을 견학하다 번쩍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래, 식육점과 손잡고 시장에 한번 적용해 보자.’

 

그녀는 상인들의 거부감을 감안, 9월께 일단 한아름정육점 한 곳과 협의해 실험을 벌였다.

 

알음알음 입소문과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즉각적이고 폭발적이었다. “식당에서 고기를 아무리 싸게 판다 해도 거품이 낄 수밖에 없고 한우라고 해도 손님들이 100% 믿지 않죠. 양에도 의문을 갖는 경향이 있잖아요.”

 

손님들은 정육점 저울에 올려 진 고기를 구입한 후 식당에서 불판 등 취사도구와 채소, 밑반찬 등을 최소한의 비용에 제공받아 직접 요리해 먹으니 불만이 나올 리 없었다. 식당 이용료는 4명까지 1만원이다. “한우마을에선 세팅비가 1인당 6000원이었어요. 우린 박리다매를 겨냥해 더욱 낮췄죠.”

 

정육점과 식당들이 한 곳 두 곳 차례로 동참해 현재 진영을 갖춘 서문시장 식당가는 테이블이 없어 손님들이 발길을 돌리는 지경까지 번창했다. “테이블이 6개뿐이라 손님들에게서 식당 내부를 늘리라는 원망까지 듣는답니다(하하하).”

 

임 사장은 “예전엔 마수걸이조차 못한 채 하루 장사를 마감하는 식당도 있었다”며 “서문시장의 고기 직접 요리가 알려질 만큼 알려진 지난 5월 이후 연일 250~300명이 꾸준히 시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엔 하루 2~3만원도 빠듯했던 그녀의 식당 매출은 이젠 30~40만원은 너끈하고 많을 땐 50만원도 훌쩍 넘긴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시장을 찾으니 고기와 무관한 다른 가게들도 직간접적인 매출 상승을 일으키며 시장 활성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서문시장 부활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 진 셈이다.

 

임 사장은 “친절과 신뢰를 앞세워 서문시장이 제주관광 명물은 물론 전국 최고의 재래시장으로 명성을 얻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새로운 아이템 개발이 속속 모색되는 가운데 샤브샤브의 식당 메뉴 추가와 활어 횟집 유치를 통한 시장 고객들의 만족도 제고방안은 곧 가시화될 것이란 귀띔이다.

 

식당 운영 33년, 임 사장은 세상 누구 못지않은 인생 고비와 질곡을 넘고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긍정의 마인드라고 강조했다. “힘든 일은 빨리 잊어버려요. 시련과 역경을 피하지 말고 부딪치되 ‘이 정도쯤이야…’ ‘난 할 수 있다’는 주문을 스스로에게 걸어요.”

 

5년 전께 장사가 너무 안 돼 시장 점포를 정리하자는 가족의 제안을 물리쳐 오늘의 역전을 이루고, 한때 남편의 빚보증으로 가정이 휘청거려도 두 아들을 장성시킨 힘도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열쇠라고 그는 덧붙였다.

 

시장 상인회와 통장 활동 뿐 아니라 26년 전부터 제주시의용소방대에 몸담아 6년 6개월간 대장을 지낸 후 현재 고문으로 활약하는 등 봉사도 체화된 임 사장의 애창가요 18번이 현숙의 ‘내 인생에 박수’다.

 

‘내 인생에 박수 내 인생에 박수~ 내 인생에 박수를 보낸다~ 인생 구단 세상살이 뭔 미련 있겠나~ 굽이굽이 내 인생에 박수를 보낸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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