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차이를 인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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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가 인터넷에서 퍼온 좋은 글을 보내온 적이 있다. 제목은 ‘I LOVE YOU’이며 내용은 제목의 각 철자에 이어 만든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이었다. ...... Inspire warmth(따뜻함을 불어 넣어주고), Listen to each other(서로에게 귀기울이고), Open your heart(당신의 마음을 열어주고), Value your opinion(당신의 의견을 가치 있게 평가하고), Express your trust(당신의 신뢰를 표현하고), Yield to good sense(좋은 말로 충고해주고), Overlook mistake(실수를 덮어주고), Understand difference(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주는 것)...... 구절 각각이 사랑이 지녀야 하는 참다운 의미를 잘 표현한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나의 눈은 맨 마지막 구절에 한참동안 머물고 있었다.

사람이 태어나면서 부모자녀관계, 형제자매관계, 또래관계, 동료관계, 부부관계 등 많은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런 관계는 본인에게 선택권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지만 현재의 나는 이런 관계의 영향을 받으면서 형성된 하나의 존재임과 동시에 이런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능동적인 구성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보통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려움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함을 경험하는 것도, 또한 가슴깊이 상처를 입게 되는 것도 먼 관계가 아닌 가까운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모 신부님께서 지금까지의 삶에서 자신을 가장 속상하게 했던 것도 형제요, 자신을 가장 기분 좋게 했던 것도 형제였다 라는 말씀이 떠오른다.

가족과 같은 자연적 관계든 회사동료 같은 인위적 관계든 자주 부딪혀야 할 가까운 관계에서 상처를 제일 많이 받게 되는 이유는 왜일까. 가까운 사이일수록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되고, 그 기대에 어긋났을 때 다른 사람에 비해 원망이 많아지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또한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나 행동이 상처를 줄 수도 있다. 하긴 어떤 이는 ‘누가 밟았냐? 지가 밟혔지!’하시면서 껄껄 웃으시기도 하셨다. 어쨌든 많은 이유들이 존재하겠지만 좋은 인간관계를 이루는데 필요한 처방을 앞의 글이 제시해주는 것 같다. 나는 그 가운데에서도 마지막 구절인 ‘차이를 이해해주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임을 느낀다. 부부끼리는 서로 닮은 부분도 정겹지만 다른 부분이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임을, 부모와 자녀관계에서는 서로 닮은 부분은 피의 진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성격이나 생활방식에서 다른 부분이 본인의 이루지 못한 삶의 과제를 이룰 수 있는 것임을, 친구사이에서는 닮은 부분이 친하게 된 요인이 되었겠지만 지내면서 발견되는 차이가 나의 결점을 보완해 주는 그 친구의 한 부분임을, 회사동료들에게서의 생각의 차이가 집단의 목표 달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독특한 아이디어임을 수용할 수 있다면 이게 사랑이요, 안정과 발전이 공존하고 있다는 증거는 아닐까?

더구나 포스트모더니즘에 의한 현대 상황은 획일성이 아닌 다양성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이며, 개인차는 바로 그 사람 자신의 정체성인 동시에 세상의 다양함을 반영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다양함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머리로는 생각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 자신과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 자신과 다르게 생긴 사람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고 있다. 이런 측면이 가족공동체의 파괴로, 학교폭력 및 왕따현상으로, 사회상황에서는 소외계층의 형성으로 이어지게 된다. 편안함과 행복함이란 자신의 색깔과 향기가 유지되면서 개성의 차이가 인정이 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될 때 느낄 수 있듯이 다른 사람과 나의 차이의 존재를 수용할 때 우리는 진정한 사랑을 베푸는 존재가 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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