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관객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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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복 / 서양화가
▲ 이명복씨.

“누가 봐도 내가 좀 죽여주잖아/둘째가라면 이 몸이 서럽잖아/넌 뒤를 따라오지만 난 앞만 보고 질주해.”

 

9일 오전 찾아간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갤러리 노리에는 인기 걸그룹 ‘2NE1’이 부른 일렉트로닉 힙합스타일의 곡 ‘내가 제일 잘나가’가 리드미컬하게 흐른다.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클래식이 흐르는 전시회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그렇다고 흐르는 배경음악이 ‘생뚱맞은’ 것도 아니다.

 

지난 6일부터 열리고 있는 ‘찰스장-캐릭터홀릭’전의 재기발랄한 캐릭터들과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마치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일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화가 이명복(53)은 그런 사람이다. 경계를 허물고 소통한다.  50을 넘은 중년의 그가 홍대 앞에서 전시를 하는 젊은이들을 만나고 끊임없이 질문을 하는 이유다.

 

‘2NE1’의 2집 자켓을 그린 작가 역시 이씨가 그렇게 만나고 ‘끼’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마리킴은 찰스장 친구들이에요.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화가로 올리브앤코 티셔츠, 코치 백, 푸마 슈즈 등 각종 아트상품 제작에 참여한 실력있는 화가죠. 그래서 이번 기획전에 맞게 음악도 바꿨지요.”

 

지난해 12월 문을 연 갤러리 노리도 제주사람들과의 소통하고, 한국의 미술계를 이끌어갈 유능한 젊은 작가들이 전시를 하고 휴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그래서 갤러리 이름도 ‘놀이’를 따서 ‘노리’다.

 

다른 표현을 빌자면 제주지역 사람들에게 ‘제주’라는 테두리를 벗어난 예술의 세계를 소개하고, 새로운 ‘눈요기거리’를 열심히 제공하고 있다.

 

개관 전을 한 이후 지금껏 7번의 기획전을 열었다. 이명복, 이인, 최석운 등 작가 3인 초청 ‘갤러리 속 갤러리 퉤꼐전’, 판화 컬렉션, 김현철 한국화전 등 한 달에 한 번꼴로 기획전을 해 오고 있다.

 

그는 내년부터는 확실히 젊은 작가 위주로 갤러리 노리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드러날 것이라고 귀띔한다.

“고향에 대한 애정이 작품에 표현되는 것도 좋지만 제주지역 작가들이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제주에 함몰돼 있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들이 수용하기만 한다면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볼륨을 키워서 더 넓은 세상에 내보내고 싶어요.”

 

그는 화가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과거 디자이너 혹은 전시기획자로 활약했던 그의 경력을 제주에서, 제주사람들을 위해 펼치고 싶은 열정이 있다.

 

 

-제주에 정착한 계기는.

▲2009년 제주현대미술관의 제주세계자연유산 특별전에 참여하기 위해 사전답사를 왔었다. 저지리는 무척 따뜻하고 편안했다.

 

 

-저지리 지역사람들을 비롯해 제주사람들과 다양한 소통을 하고 있다는데.

▲작년 4월 작가와 한림초등학교 2학년 전교생들과 ‘말(馬)’을 소재로 전시회를 했었다. 올해는 금악초등학교 학생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미술작품 감상법 보다는 미술관에 가서 해야 하는 것들을 가르쳐주고 싶다.

 

 

-전시회에 작가 작품들만 덩그러니 내걸리는 것이 아니라 작가들도 꼭 참석하도록 하는 이유.

▲작가는 관객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해야 한다. 사실 문화예술인이라고 하면 과장되고 미화된 부분이 많다. 자꾸 질문을 하면서 작가들이 가진 모순을 깨고 제대로 가게 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

 

 

-기획전을 준비하고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개인적인 창작활동은.

▲갤러리를 하면서 개인전을 한다는 것이 남사스럽지만 오는 12월에는 개인전도 열 생각이다.

 

 

◇이명복은…

1958년 충청남도 공주 출생,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학과, 동 대학교 예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졸업, 1989년 그림마당 민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2회의 개인전 개최. JJALA전, 민중미술15년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5월 정신전, 조국의 산하전, 마이애미 아트페어 등 국내.외 단체전 120여회 참여.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민주공원, 제주현대미술관 등에 작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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